2051년 한국시리즈 7차전.
4:1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그리고... 2사만루의 마지막 찬스.
덕아웃 박정권 감독의 한마디.
로맥 내
내쉬 로맥, 그가 누구인가. SK에서 15년간 350개의 홈런을 때려낸 명실상부한 SK의 레전드. '시즌이 끝난후 은퇴하겠다' 라고 예고은퇴를 선언한 그의 마지막 경기에, 결정적인 찬스에 박정권 감독은 로맥을 기용한다.
묵묵히 스윙연습을 하던 로맥은 터벅터벅 홈플레이트쪽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느낌도 다신 못느껴보겠지, 하고 로맥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승부의 세계. 로맥은 그의 아버지와는 다르게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자랑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초구. 투수의 긴장감이 첫공에서 묻어나온다. 볼. 관중들은
와이번스 홈런타자 로맥 홈런 날~려라 와이번스 홈런타자 로맥 홈런 날~려라 오~오오 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오오 와이번스 홈런타자 로맥 홈런 날~려라
로맥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제 2구, 바깥쪽 꽉찬 스트라이크. 아직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다.
제 3구, 가운데 꽂히는 빠른 패스트볼에 맥없이 헛스윙 하고 만다. 로맥은 아버지가 그랬듯 언제나 그랬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제 4구, 하이패스트볼 유인구, 그는 속지않는다.
제 5구, 몸쪽 패스트볼이 제구가 잘됐지만 스트라이크콜은 들리지않는다. 풀카운트.
...그리고 제 6구째, 상대팀 마무리투수가 던진 슬라이더가 정말 예술적으로 가운데쪽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의 방망이도 함께 돈다.
딱, 소리와 함께 공은 우중간 담장 너머로. 관중들의 환호성은 더이상 들리지않는다. 한국시리즈 대타끝내기역전만루홈런. 로맥은 지난 선수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1루, 2루, 3루, 홈...... 그리고 다시 시점은 현실로. 덕아웃에 모든 선수들이 뛰어나온다.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제이미 로맥 타격코치를 찾아가 껴안은 내쉬 로맥.
"내쉬, 이마 선이 M자구나"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이듬해 그의 등번호 27번은 SK의 영구결번으로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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