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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자게 청꿈이들을 위한 짝사랑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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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惡餘殃

이글 쓰게 된 이유는 밑에 url 참조

https://theyouthdream.com/free/14294416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는 다니던 대학이 대구 근처에 있어서 휴학하고 있었다.

그러다 4월에 할아버지께서 편찮으시다는 연락과 얼마 안가 세상을 달리하셨다는 연락을 받고 온 가족이 장례식장으로 갔다.

대학 1학년 시절 내 성격에 문제가 있었는지 아는 동기가 별로 없었다. 그러다 생각난 선배 한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울었다. 20분씩 2번 전화하고 조금 진정이 되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며 복학하게 되면 원룸 정보랑 족보도 알려주겠다고 했었다.

정말 고마웠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7월이 될 무렵 다시 연락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좋은 후배라 생각하고 연락했던 것 같다.

알바 얘기, 여행, 뭐 그 밖의 잡다한 이야기들; 밤에 전화해달라고 하면 전화가 왔다. 10분 남짓 듣는 그녀 목소리는 더운 여름철 갈라져 메마른 대지와 삶의 방향을 잃고 길 한가운데 터벅터벅 걷는 나그네에게 잠시나마 무거운 공기를 식혀주는 소나기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하던 중에 갑자기 묻는다. "너 나 좋아하지?". 내 속마음이 그렇게 잘 보였던가? 당황스러웠다. 당장 그렇다고 말하고 싶었다. 사귀고 싶고 내가 당신 옆에 있어도 되냐고 묻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 당시 나는 세상이 미웠고 부모가 미웠고 모두가 미웠다. 지금 내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를 내는 존재는 빼고, 그때의 마음이 내가 나를 싫어했던 것을 나중에 심리학을 공부하며 알게 되었다. 그런 내가 그녀 앞에 보이면 그녀가 실망할까 두려웠다. "어.. 좋은 선배지."

정말이지 한심한 대답이다. 만나면 얘기하려고 했었다. 며칠 뒤 똑같은 질문이 폰 너머에서 들려온다. "아니, 좋은 선배지" 나는 제발 그녀가 3개월 전 내 깊은 마음속 어두운 다락방에 혼자 훌쩍이는 어린아이에게 방문을 두들겨 줬듯이 이번에는 그 방문을 열어서 들어와 주기를, 내 진짜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내 욕심이었다. 그다음 날부터 연락이 조금씩 뜸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폰까지 고장 났다. 한 달 뒤 새 폰으로 바꿔 다시 들어간 그녀의 프사에는 다른 사람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솔직해질걸. 휴학한 이유가 수능 준비하는 거라고, 누나 좋아한다고.. 뒤늦은 허공의 메아리다. 그렇지만 전파는 어디에든 있듯이 그 메아리가 전파로 변해 언젠가 그녀에게 들렸으면 좋겠다. 세상을 미워하며 우는 어린아이를 달래줘서 고마웠다고, 누나같이 착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누나 옆에 있는 사람이 누나처럼 좋은 사람이어서 누나가 나처럼 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나중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면 서로 잘 지내고 있다고 기분 좋게 인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누나 잘 지내길 바랄게.

이제 나도 내 인생의 항해를 즐겨야겠다. 짧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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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span class=Best" />

    솔직해지는것 만큼 용기있는건 없습니다 아픈일은 뒤로하고 다음에 만날 사람에게는 조금더 용기내서 표현 해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분도 님도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하기를

  • 리스

    솔직해지는것 만큼 용기있는건 없습니다 아픈일은 뒤로하고 다음에 만날 사람에게는 조금더 용기내서 표현 해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분도 님도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