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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릭프라이드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어머님,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랑이 사이로 발을 밀어 넣고
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
겨우 잠이 들곤 했지요.

요즈음도 추운 밤이면
곁에서 잠든 아이들 이불깃을 덮어 주며
늘 그런 추억으로 마음이 아프고,
나를 품어 주던 그 가슴이 이제는 한 줌 뼛가루로 삭아
붉은 흙에 자취 없이 뒤섞여 있음을 생각하면
옛날처럼 나는 다시 아버지 곁에 눕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머님,
오늘은 영하의 한강교를 지나면서 문득
나를 품에 안고 추위를 막아 주던
예닐곱 살 적 그 겨울밤의 아버지가
이승의 물로 화신(化身)해 있음을 보았습니다.
품안에 부드럽고 여린 물살을 무사히 흘러
바다로 가라고
꽝 꽝 얼어붙은 잔등으로 혹한을 막으며
하얗게 얼음으로 엎드려 있던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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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이 없습니다.
  • 김세정
    2022.04.04

    ㅠㅠ

  • 김세정
    엔릭프라이드
    작성자
    2022.04.04
    @김세정 님에게 보내는 답글

    ㅠ.ㅠ

  • 엔릭프라이드
    김세정
    2022.04.04
    @엔릭프라이드 님에게 보내는 답글

    시는 함축적인 의미가 많아서 그러는데

    어떤 시각으로 봐야함? 이게 한번만 보고나서 끝날

    정서들이 아닌것 같은데...

  • 김세정
    엔릭프라이드
    작성자
    2022.04.04
    @김세정 님에게 보내는 답글

    저는 자유로운 해석을 추구하는 쪽입니다

    그 당시 시대상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