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 대화하는 데 열려 있다고 밝혔다.
타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화상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축하한다"며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해 새 미국 정부와 대화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열렸다. 푸틴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에게 미국 상황을 보고해달라면서 "오늘 새로 선출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그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의 정당한 이익을 존중하는 것을 기반으로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기간의 휴전은 분쟁을 계속하기 위해 군대를 재편성하고 재무장할 기회를 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새로 선출된 미국 대통령과 그의 팀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퇴임하는 미국 정부 때문에 중단된 러시아와의 직접 접촉을 복원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또 제3차 세계대전을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발언도 들었다"며 "이러한 입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정부와)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으며 어떤 미국 정부와도 동등한 관계와 협력을 유지할 준비가 항상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핵무기 문제에 관해서도 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전략적 안정과 안보를 강화하는 문제 등 여러 핵심 글로벌 문제에 대해 양국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고려해 대화가 평등과 상호존중에 기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전 극심한 압박을 받는 등 모든 면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면서 "그는 용기를 보여줬고 선거에서 설득력 있는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가장 악화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러시아 내 조심스러운 희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트럼프 정부를 포함한 서방 국가 지도자들과 접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늘날 우크라이나 분쟁을 포함한 많은 문제가 미국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됐을 때도 승리를 축하하며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도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의지가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신속한 우크라이나 종전을 이끌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정상회담 의제는 우크라이나 평화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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