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을 비롯해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자 머리를 맞댄다. 여권에서는 이번 회동에 거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여권의 서열 1·2위의 만남으로 단순히 관계 회복을 넘어 '정권 재창출'의 발판과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서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담 형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회동은 한 대표가 요구한 '독대 형식'이 아닌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 등 껄끄러워할 수 있는 주제가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입장 표명과 협조,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등 3대 사항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 여사 리스크와 의정 갈등 장기화 등으로 오랫동안 속앓이를 해 온 만큼, 두 사람의 만남 이후 국정 운영에 탄력을 얻을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회담의 성과가 장외 투쟁까지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공세'를 저지하고, 보수 진영의 단합, 더 나아가 정권 재창출의 발판을 마련할 돌파구가 돼야 한다는 견해가 범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당에서는 2012년 성공적으로 정권 재창출을 이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남이 회자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서로 각을 세웠지만, 결정적인 시기에 화합의 장면을 연출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패배 후, 2011년 6월과 2012년 9월 대선을 앞두고 독대하며 국정을 긴밀히 논의했다. 보수 진영은 '정치적 라이벌'이던 전직 대통령들의 정무적 판단에 힘입어 2012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대표는 원래 수시로 만나 국정 현안을 논의해야 하고 만남 자체가 이런 식으로 크게 주목받아야 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두 분이 성숙하게 잘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우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정치적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보수 진영 전체의 공멸을 막아낼 정도의 큰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서로 '상대방이 나를 걱정해서 이런 말을 한다, 저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잘 되자는 의미'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내가 잘되기 위해 당신이 죽어달라'는 식의 요구라면 그것(회담)은 잘 성사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발 이번 회담만은 인간적인 신뢰,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보수가 다시 결집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돼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에서는 두 사람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일방적인 해법 요구보단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막기 위한 대처와 당의 비전 제시가 우선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에서) '김 여사가 죽어야 한 대표가 산다, 김 여사가 살면 한 대표는 죽는다'는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며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면 '김 여사 특검'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대신 김정숙 여사, 김혜경 여사에 대한 특검을 하자는 제안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윤·한 회동은 신뢰 회복의 '터닝포인트'가 돼야 한다"며 "민생을 위한 격조 있는 대화로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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