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해병순직특검법 상정 무산 … '김병주 발언'으로 본회의 파행

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병순직 특검법' 상정을 강행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는 표현을 쓰면서 본회의가 파행을 빚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협의 없이 해병순직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 도중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고 언쟁이 계속되면서 결국 본회의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후 다시 대정부질문이 속개할 예정이었으나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회의 속개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병주 의원과 관련해 여야가 사과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및 당대표 직무대행과 면담한 뒤 "(김 의원) 본인이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한 데 따라 사과 없이는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최종적으로 말씀 드렸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해병순직특검법을 상정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정부질문을 위한 국회 본회의 때 쟁점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국회 관행에 어긋난다며 "의회주의를 무시하는 우원식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특검법이 상정되면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예정된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에서 다시 특검법 상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파행 후 논평을 내 "국민의힘이 야유와 함성으로 대정부질문을 멈추게 했다"며 "국민께서 보시기에 한일 관계를 '동맹'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이에 문제를 제기한 민주당 중 어느 쪽이 문제일지는 자명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