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 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단일 지도체제 변경 방안이 논의되는 것을 두고 "집단지도체제는 '봉숭아 학당'의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며 "유불리 계산이 개입된 룰이 탄생시킬 지도부는 혼란에 빠지고 불신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나 의원은 "우리 당의 미래와 혁신, 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제도 올바른 대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 책임 정치 실천, 안정적인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는 기존의 단일지도체제가 더 적합하다"면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특정 시나리오를 가정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도입하는 룰은 공정하고 정당한 룰이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단지도체제 방안을 둘러싼 당 내 갈등은 최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운을 띄우면서 불거졌다. 황 위원장은 현행 단일지도체제와 과거의 집단지도체제를 혼합한 형태의 이른바 '절충형 집단지도체제'를 제안했다.
황 위원장은 지난 5일에도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전당대회 1위 득표자가 당 대표를, 2위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 절충형 2인 지도체제를 재차 거론했다. 당 대표 궐위로 비대위 체제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수석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이어 받아 당 혼란을 축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서는 그러나 집단지도체제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 선거 2위도 지도부에 입성하면 당 대표 영향력이 그만큼 분산되기 때문이다.
반면 주요 당권주자들의 출마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따른다. 현행 단일 지도체제에서는 다른 당권 주자들이 '한동훈 들러리 역할' 우려에 출마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공감보다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7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정당성이 없다"면서 "2등으로 낙선한 최고위원의 권한을 더 강화해서 수석 최고위원이니 부대표니 이렇게 해주면 더 싸울 것 아니냐. 만나면 싸운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특위)는 이날 황 위원장이 제안하는 '2인 지도체제'를 포함한 지도체제 변경과 전당대회 경선 룰 개정 등을 논의한다. 특위는 이날 지도부가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 대표 선출 방식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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