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서실장·국무총리 인선 고민 … 수석급 참모 사표 수리 결정 못해

4·10 총선 패배로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참모들이 전원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까지 이들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관섭 비서실장 후임 비서실장 인선을 두고 윤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5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비서실장 이하 전 수석이 사의 표명을 했고, 그 문제에 대해서 (윤 대통령이) 아직 결론을 안 내리셨다"며 "후임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참모들의 사의를 수용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후임 인선 때문에) 수리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1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급 이상 참모들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이 사표 수리 여부를 고심하는 가운데, 한오섭 정무수석의 경우 본인이 정무무석 교체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는 참모들 가운데 총선 패배에 가장 책임이 큰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새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후보군을 추려 윤 대통령에게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비서실장 후보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정진석·장제원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군으로는 주호영·권영세 의원, 김한길 위원장 등이 입에 오르내린다.

또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들 후보군들에 대해 검증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일타강사'로 확약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저격한데다 이번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서 이 대표의 상대 후보로 나선 이력이 있어 비서실장으로 기용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진석 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대표적인 여권 내 '친윤' 인사여서 윤 대통령이 쇄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김한길 위원장의 경우 여야 모두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상민 장관과 이동관 전 위원장은 각각 '이태원 참사 책임'과 '언론 장악'을 주장하며 야권에서 거부감이 강한 인사다.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주호영은 대표적인 대구·경북 출신 인사여서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도로 영남'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의원 역시 친윤계 핵심이자 실세라는 점에서 정무적 부담이 따른다.

윤 대통령은 이번주 중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를 대국민 담화, 국무회의 모두발언, 기자회견 등 여러가지 방식을 올려두고 검토 중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방침과 다른 메시지를 낼지 여부도 주목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료계에 어떤 안을 제시해 달라 이렇게 얘기해 놓은 상황인데, 아직 (의료계에서) 답이 온 건 없다"며 "만약 언급을 한다면 지난 1일 대국민 담화 그정도 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