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계 좌장으로 불리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탈당을 시사했다. 그의 탈당이 민주당 내 친문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어젯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의 공천배제를 최종 못 박았다"며 "근거 부족, 전략적 판단 부재를 비판한 어떤 이견도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 의원은 "공천 학살 뒤에서 히히덕대는 부도덕한 정치를 그대로 보고 있지 않겠다. 민주와 평화의 가치가 온전히 서는 정치로 가겠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도 컷오프가 확정되자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며 탈당 의사를 내비쳤다.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 의원이 탈당을 감행할 경우 민주당 의원들도 동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친낙(친이낙연)계 설훈·박영순 의원이 당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탈당한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 '불공정 공천'이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만큼 현역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향후 거취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임 전 실장이 출마 준비 중인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임 전 실장은 당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당의 판단과 개인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
이후 임 전 실장은 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어제) 심야 최고위원회를 열었는데 임종석의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했다.
원외 인사지만 친문계 구심점임 임 전 실장의 탈당 역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홍 의원과 임 전 실장은 설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민주연합(가칭)'에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연합은 민주당의 '불공정 공천' 논란에 반발한 현역 의원과 탈당 세력 등이 힘을 합치는 협의체다.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여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미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세력 간 통합 차원에서 민주연합과 함께할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결집하는 의지가 보인다"며 "그 흐름을 지켜보면서 홍영표, 임종석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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