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MBC, 일기예보서 선거운동성 방송 … 선 넘었다"

국민의힘이 29일 MBC가 뉴스 일기예보를 통해 민주당 선거운동성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MBC가 그간 민주당 편향 방송을 해왔지만 이건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데스킹 기능이라는 게 있는 건데 그걸 생각 안하고 (방송)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 MBC 일기예보에 사람 키보다 큰 파란색 '1' 대신에 같은 크기의 빨간색 '2'로 바꿔놓고 생각해보라"며 "미세먼지 핑계로 '1'을 넣었다던데, '2' 넣을 핑계도 많을 거다. 어제보다 2도 올랐다고 넣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노골적인 국민의힘 선거운동 지원으로 보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설마 했다가 보고 놀랐다"며 "못 본 분들 한 번 봐주면 좋겠다. 제가 무리한 얘기를 하는 건지"라고 되물었다.

파란색 숫자 '1'은 지난 27일 MBC 저녁 뉴스 말미 기상 캐스터가 "당일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등장했다. 날씨를 전한 기상캐스터는 숫자를 가리키거나 손가락으로 숫자 1을 만들며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전날 "노골적 선거운동"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가 선거방송 심의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 제12조(사실보도) 제1항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운동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공영방송에서 나온 미세먼지 보도가 선거 캠페인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면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나타난 파란색 숫자 '1'은 누가 보더라도 무언가를 연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죽하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며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겠나"라며 "공영방송 MBC에 대해 지난 대통령의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자막 논란과 관련해 최근 법원은 정정보도를 하라고 선고한 바 있다. 왜곡되고 공정하지 못한 보도의 끝은 정해져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