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같은 날 멕시코 국경 방문…이민정책 대결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이 유력해 보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같은 날 남부 멕시코 국경 지역을 찾아 이민정책 대결에 나선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오는 29일 바이든 대통령이 멕시코 접경 지역인 리오그란데 협곡의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을 방문할 예정이다.

브라운즈빌은 미국과 멕시코간 국경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대규모의 불법 입국이 이뤄진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중 국경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현지에서 국경순찰대원, 지방정부 관계자 등과 만날 예정이다.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주민이 급증하자 이민 정책 문제가 미국 대선의 주요 정책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두 대선 후보가 이민 정책 이슈를 선점하고 정치적 책임 문제를 제기해 표심을 얻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브라운즈빌에서 520㎞ 정도 떨어진 텍사스 남부 국경도시 이글패스를 방문한다.

이글패스는 바이든 정부와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간 불법 이주민 대응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곳이다.

텍사스주는 국경 통제 권한을 가진 국토안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 차원에서 국경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남부 국경 동시 방문은 지난해 250만명이 미국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한 것으로 집계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월간 단위로는 역대 최고치인 30만2000명이 불법 입국하기도 했다.

갤럽 지난 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불법 이민'(19%)을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이 실패했다며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유세에서 불법 이민자에 대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해왔던 ‘출생시민권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외에도 대규모 불법 이주민 추방, 이슬람국가에 대한 입국 금지 확대 등의 강경 이민 정책에 대한 공약을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