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과 건국 1세대들의 희생과 정치역정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건국전쟁(The Birth of Korea)'이 흥행 영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건국전쟁'은 지난 24일 하루 새 4만2852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92만2996명을 기록했다.
현재 일별 박스오피스 3위를 달리고 있는 '건국전쟁'은 매일 2만~3만여 명의 관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 25일 중으로 95만 관객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다음 주 안으로 누적관객수 100만 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5위에 등극한 '건국전쟁'은 설 연휴를 거치면서 관객이 급증, 지난 15일부터 박스오피스 2위를 고수해 왔다.
24일 현재 '파묘'에 밀려 3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으나, 예매율(4위), 좌석점유율(3위), 스크린점유율(3위) 등 각종 지표에서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흥행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계에선 지난달 10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길위에 김대중'이 12만4000여 명을 모은 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건국전쟁'의 성과는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2~3년간 개봉한 다큐멘터리 중에서 '50만 고지'를 넘어선 작품도 없는 상황이다.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던 '그대가 조국(33만 명)'과 '문재인입니다(11만 명)'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건국전쟁'은 개봉 초기, 주로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으나, '완성도가 높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성별과 세대를 초월해 'N차 관람' 열풍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김덕영 감독이 3년간 제작비 2억 원을 들여 만든 '건국전쟁'은 국내외 연구자 등 20여 명의 증언과 사료를 토대로 제작됐다. 스스로를 '민주당 20년 지지자'라고 소개한 김 감독은 자신 역시 몰라서 오해했던 역사의 진실을 바로 잡기 위해 우리나라의 독립과 건국의 초석이 된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고증했다.
그 결과 △당시로선 혁명적인 농지개혁으로 토지의 산업자본 전환에 기여하고 △가난한 상황에도 정부 예산의 20% 이상을 교육에 투자했던 점 △건국 초기와 6.25 때 공산주의자들과 단신으로 맞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사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한반도에 반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온 기념비적인 사건들이, 한 점의 왜곡도 없이 스크린에 투영됐다는 평가다.
'건국전쟁'을 감상한 관객들은 "'건국전쟁' 덕분에 왜곡된 역사의 실체를 알게 됐다"며 "이제야 비로소 '진실'에 눈을 뜨게 됐다"는 반응이다. 특히 "그동안 이승만 전 대통령을 △분단의 책임자 △6·25 때 도망간 '런승만' △친일파를 등용한 '미제의 앞잡이'로만 알았는데 영화를 보니, 오늘날 대한민국과 나를 있게 한 '은인'이었다"며 "나라를 건국한 이 전 대통령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가슴 먹먹한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발발한 '건국전쟁 신드롬'은 바다 건너 미국에서도 번질 태세다. 지난 16일부터 LA 소재 CGV에서 상영 중인 '건국전쟁'은 다음 달 20일 미국 교민단체인 한미연합회 주최로 워싱턴 DC 연방의사당에서 상영된다.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 연방 하원의원이 한미연합회의 제안에 응하면서 이번 시사회 개최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 감독은 이 전 대통령을 바르게 알게 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24일 협성문화재단이 주는 '협성사회공헌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5000만 원.
이날 서울 중구 달개비 레스토랑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은 "김덕영 감독이 아주 획기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국민들이 제대로 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극찬했다.
김 감독은 "'건국전쟁'이 이렇게까지 많은 국민들께 사랑받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평생 이 상을 잊지 않고 열심히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제가 영화를 두 번 본 것은 '건국전쟁'이 처음"이라며 "'건국전쟁'이라는 기대하지 않던 사건이 생겨서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감독은 '건국전쟁'의 속편도 제작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오는 29일 제작발표회를 열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건국전쟁'이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업적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후속작은 이 전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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