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텃밭으로 분류되는 광주에서 현역 국회의원 3명이 탈락했다. 이들을 누른 후보들은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국 지역구 21곳에 대한 1차 공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김영호(재선·서대문을), 남인순(3선·서울 송파병), 이학영(3선·경기 군포), 임오경(초선·경기 광명갑), 윤후덕(3선·경기 파주갑), 정일영(초선·인천 연수을), 맹성규(초선·인천 남동갑), 어기구(재선·충남 당진), 조승래(재선·대전 유성갑) 등이 공천을 받았다.
특히 민주당의 본산으로 불리는 광주에서 3명의 현역 탈락자가 나왔다. 이번 공천에서 친명계가 범친명계를 자처하던 현역 의원들에게 승리한 것이다.
먼저 광주 북갑에서는 정준호 변호사가 현역인 조오섭 의원에게 승리했다. 정 변호사는 친명 원외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이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정치권에서 '이재명 친위부대'로 불린다.
광주 북을에서는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이 이형석 의원을 눌렀다. 전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지만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해왔다. 또 자신의 총선 공약으로 이 대표의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기본소득'을 차용해 '청소년 기본소득'을 내세우기도 했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광주사회혁신추진단장을 맡았다.
광주 동남갑에서는 정진욱 민주당 대표 정무특보가 윤영덕 의원을 상대로 승리해 공천장을 받게 됐다. 정 특보는 '찐명'(진짜 이재명)으로 불릴 만큼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불린다.
전북 익산갑에서는 3선 의원 출신인 이춘석 전 의원이 김수흥 의원을 꺾었다. 제주 제주갑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을 지낸 문대림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송재호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받았다.
원외 경쟁자들 간 경쟁에서는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송기호 변호사에게 패배한 서울 송파을이 눈에 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를 비판해왔고, 송 변호사는 민주당 대표 특보로 '찐명'으로 분류된다.
부산 금정에서는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경남 창원진해에서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경남 사천남해하동에서는 제윤경 전 의원이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울산 남을에서는 박선진 전 지역위원장이 이겼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에서는 김상헌 전 경북도 의원이, 경북 구미을에서는 김현권 전 의원 각각 공천을 받았다.
이번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는 48시간 내 재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한편,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출신의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이 민주당 공천 파동과 관련해 "2020년 총선 때는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별로 없었다"며 "공천을 진두지휘하는 이해찬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어제 기자들을 만나 혁신은 원래 '가죽을 벗기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문제는 하필 '비명의 가죽'만 집중적으로 벗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 가죽으로 '찐명의 가죽잠바'를 만들고 있는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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