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당화 위한 공천 안돼"…민주 의원들 의총장에서 성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근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통보를 계기로 불거진 이재명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당 지도부를 향해 최근 민주당 현역 의원을 배제한 채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를 넣어 실시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에 대한 진상 파악을 요구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대부분 공천 관련해 어떤 기준이 있었냐, 여론조사가 어디서 진행됐고 진행 상황 내용을 밝히라는 자유발언이 있었다"며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도부로서 책임을 느낀다, 재심을 신청할 경우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어떻게 평가했는지 설명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15명의 의원이 자유발언에 나서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가 의총에 불참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비판을 의식해 일부러 자리를 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금까지 '하위 20%' 명단에 속해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민주당 의원은 박용진·송갑석·윤영찬 등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대표적인 비명계다. 이들 모두 결과에 불만을 드러내며 '이재명 사당화'라고 비판했다. 앞서 평가 결과에 불복하고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도 "민주당은 이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이날 의총 도중 나와 "송갑석, 박용진, 김영주 이런 분들은 여러분이 같이 일한 동료인데 누가 봐도 그 분들이 하위 10%(20%)냐, 그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공정이 화두였다.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 후보들은 (공천 관련) 공정한 과정을 거쳤느냐, 이런 의심을 갖게 되면 하위 20%이건 아니건 모두가 힘들어진다"며 "그런 문제의식,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총선에서 이기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건가, 사람으로 치면 '너 살 의지가 있냐'와 같은 근본적 질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이 대표의 사당화를 위한 공천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업체는 홍 의원의 이름을 뺀 채 친명계 이동주 의원과 민주당 4호 영입 인재 박선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이름을 넣어 홍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 후보 적합도 조사를 진행해 논란이 됐다.

홍 의원은 "지금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라든지 도저히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는 하위 20%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거기에 대해 책임도 물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당 지도부가 상당히 상황을 잘못 바라보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친문이다, 비명이다 이런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에 골몰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선출직 평가는 기준이 있다. 임의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여론조사 관련해서는 파악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혁백 민주당 공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비명계 공천 학살 논란'에 대해 "우리 당 공관위는 원칙에 따라 공천을 하고 있다"며 "비명계 학살이라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