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며 오랜 시간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를 맺었다.
한국 주유엔 대표부는 14일 쿠바공화국과 양국 유엔대표부 사이 외교 공한(公翰·공적 편지) 교환을 통해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이에 따라 유엔 회원국 중 남은 미수교국은 시리아만 남게됐다.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지평을 더욱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쿠바 수교는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 및 우리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간 실질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연간 약 1만4000명의 우리 국민들이 쿠바를 방문했다. 1921년 일제강점기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양국 교역규모는 수출 1400만 달러, 수입 7백만 달러다.
인구 1100만명의 중남미 공산국가인 쿠바는 북한과 1960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오랜 우방으로, '북한의 형제국'으로도 불린다. 쿠바는 1949년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했다. 그러나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혁명을 계기로 한국과 교류를 단절했고, 이후 외교관계를 갖지 않았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수교로 핵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외교 당국은 수교와 영사 관계 수립을 번갈아 제안하며 20년 넘게 쿠바와의 수교에 공을 들여왔지만, 북한과의 특수관계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이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회의 때 쿠바의 호세피나 비달(Josefina Vidal) 외무부 차관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수교를 제안한 이후 급물살을 탔고, 이날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양국은 문화, 인적교류, 개발협력 등 비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최근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한 양 국민 간 우호 인식 확산이 양국 간 수교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쿠바 내 한류 팬클럽(ArtCor)이 1만명 규모로 운영 중이다.
정부는 향후 쿠바 정부와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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