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이송된 것을 두고 의료계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선 2일 이 대표가 응급조치를 받은 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해 여러 의문이 제기됐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등 국내 외상치료에서 손꼽히는 병원이기 때문이다.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자신의 SNS에 올린 <두 가지 의문점>이라는 글을 통해 "(이 대표가) 국내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를 놔두고 권역외상센터조차 없는 서울대에 가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된 경우 즉시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문점은 하나 더 있다. 초응급이라면 말 그대로 '골든타임'으로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부산대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면서 "서울대까지 헬기를 타고 간다? 중증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증이 아닌데 헬기를 타고 간다? 도무지 말이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양 과장은 또 "결국 지방 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했던 정치인조차 권역외상센터조차 없는 서울대병원으로, 그것도 헬기를 타고 갔다"며 "정치인들은 앞으로 말로만 '지방과 지방 의료를 살리겠다'가 아니라 직접 몸으로 지방과 지방의료를 살려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지낸 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여 과장은 자신의 SNS에 "이재명 당대표 피습은 아쉽게 생각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의문점이 있다. 근본적인 특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여 과장은 "부산대병원 치료가 가능하나 환자의 사정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을 했다고 한다"며 "이 과정에서 구급 헬기가 이용됐다. 일반인도 서울대병원으로 가자고 한다면 모두 헬기를 태워주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다치면 '서울대 가자'라고 하면서 '지방의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어째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돈 없는 일반 서민들이나 지방에 찌그러져서 치료 받아라'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기존 병원에서) 수용이 가능함에도 환자 사정으로 전원을 원해 119 헬기가 이용된 데 아무런 문제가 없나. 일반 시민도 앞으로 이렇게 119 헬기를 이용할 수 있는 건가"라며 "심근경색으로 당장 시술받지 않으면 죽을 수 있었던 환자가 119 헬기 이송 요청했더니 '의료진 안 타면 이송 불가하다'던 119도 뭐라고 답변을 해보시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외과의사라고 소개한 A씨도 직장인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이 대표가) 응급도 아닌 상황에 헬기로 (이송하고) 심지어 헬기에서 내려서는 SMICU(서울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 구급차를 타고 서울대병원 중환자실로 갔다"면서 "이건 특혜라고 봐야 한다. 의료의 기본이 되는 중증도에 의한 분류를 완벽히 무시한 절차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오전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에서 목 부위를 공격받은 이 대표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졌다. 부산대 병원에서의 응급치료를 받은 이 대표는 헬기로 서울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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