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민경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인 민 위원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비대위원 직을 사퇴합니다. 제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앞으로 저의 위치에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민 비대위원은 지난 10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민 비대위원은 해당 방송에서 곧바로 사과했다.
또한 민 위원은 논란 직후 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어르신들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신중치 못한 표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임명장 수여식과 비대위 첫 회의에서도 "386 세대가 나이와 지휘로 젊은 세대의 진입을 막는 사회적 현상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 실수였다며" 재차 사과했다. 하지만 야권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대한노인회도 민 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민 위원은 과거 이적(利敵)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 본부 사무처장을 지내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두 차례 구속된 운동권 출신이다. 하지마나 최근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겠다"며 운동권 청산을 주장해왔다.
민 위원의 사퇴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1명에서 10명으로 줄게 됐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민경우 전 위원은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며, 원래의 위치에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며 "지금껏 특정 집단과 계층에 대한 숱한 비하 발언과 사회적 비난을 샀던 사안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전직 대표의 구속, 공천 잡음과 당내 갈등을 노출하며 국민의 비난을 사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당의 여러 문제는 외면하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무조건적 비판으로 팬덤 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게 민주당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선민후사'의 정신과 집권 여당의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민만 보며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단체 '길'의 김유진 이사는 민 위원의 비대위원직 사퇴와 관련해 "며칠간 민 대표님과 많은 고민이 있었고, 민주당과 일부 언론이 민경우를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는 전언도 들었다"며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자마자 비대위원 막말 논란으로 연일 뉴스를 장식해선 안된다는 판단이 들어 차라리 비대위원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 이사는 "다만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민경우가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운동권 정치 청산'의 메시지는 출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민경우는 이제 비대위원이라는 옷을 벗고 자유로운 동료시민의 한 사람으로 운동권 정치 청산에 거리낌 없이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인 시절 몇마디 발언을 꼬투리 삼아 자신들의 영구집권을 유지하려는 운동권 독재 정치 세력 청산을 위해 더욱 가열차게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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