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사퇴 및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촉구하며 신당 창당을 예고한 지 한 달여 만에 서로 얼굴을 마주했지만 통합 방향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게 됐다.
이 전 대표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55분가량 회동을 한 후 "윤석열정부의 형편없는 폭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늘 그 변화의 의지를 이재명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현하고자 했던 그 가치와 정신과 품격을 지키는 것이 더 본질이라고 믿는다"며 "지금 민주당에서는 그 정신과 가치와 품격이 실종됐기 때문에 그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어디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오늘 민주당의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신당 창당에 힘을 실었다.
탈당 여부에 대해선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그간 이목이 집중됐던 '통합 비대위'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지만, 양측은 접점을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충정 어린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응답을 기다렸으나 어떠한 응답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또 통합 비대위 요구가 있었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이재명 대표가) 그걸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사퇴와 통합 비대위 전환을 제안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 및 신당 창당을 하겠다며 강수를 둔 바 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자신의 사퇴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며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날 이 대표는 큰 이변 없이 해당 제안을 거절했다.
한편,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창당을 만류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의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고 실제 기대치에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당을 나가시는 것이 그 길 아닐 것이라는 간곡한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가능한 길을 찾아서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우리 국민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다시 한 번 깊이 재고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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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대립하는 것도 짜고 치는 고스톱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