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불모지인 호남에서 활동해 온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탈당과 함께 이준석 전 대표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준석 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는 천 위원장은 신당에서도 전남 순천 출마를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했다.
천 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앞으로 가칭 개혁신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에서 단기간 내에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판단했다"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은 필요성이 큰 것은 물론,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고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개혁신당은 타 정당과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상대방을 악마화하거나 적으로 규정하지 않겠다"며 "개혁신당의 주적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대표가 아니다. 하루가 지나면 잊혀질 정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겠다"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은 "지역주의를 근본적으로 타파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호남과 영남뿐 아니라 사실상의 일당 독점으로 국민 선택권이 제한된 지역에 강하게 도전하겠다. 양당 기득권 지역에서 획기적 변화, 지역구 당선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신당은 성공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0선의 30대 당대표를 탄생시켰던 노하우와 핵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유능함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출신인 천 위원장은 이정현 전 의원의 설득으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구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영남 출신임에도 양지보단 국민의힘 불모지인 호남에서 도전을 이어가며 개혁적 인물로 꼽혔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도 천 위원장에게 혁신위원 자리를 제안했지만, 끝내 고사했다.
천 위원장은 개혁신당에서도 순천 출마를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로선 순천 출마 외엔 다른 선택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혁신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향후 당 요청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유연성을 열어두려고 한다"며 "다른 선택지를 지금부터 배제하면 개혁신당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자원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고 타 지역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국민의힘 내부 여러 인사들이 탈당을 만류했으나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 차원에서의 연락은 없었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동반 탈당 가능성이 있는 국민의힘 인사들에 대해 "현역 의원의 경우에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이미 합류의사를 밝힌 분도 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개혁신당이 전 지역에서 후보자를 배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전국 각지에서 괜찮은 분들이 조건 없이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연락을 준다"며 "실제 출마 가능성이 없는 분들을 제외하고 즉시 출마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분들만 60~80명가량 추려놓고 있다"고 답했다.
이로써 이준석 전 대표와 정치적 동지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했고,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이날 오후 탈당 및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할 예정이다.
비례대표인 허은아 의원은 다음 주 중 거취를 밝힐 예정이지만, 비례대표는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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