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송환된 '강남 마약 음료 사건' 주범 구속… 법원 "도망 우려"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협박 사건'의 주범인 20대 남성이 28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이모(26)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에서 국내외 공범들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마약음료'를 제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4월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가짜 시음 행사를 열고 마약음료를 '집중력 강화 음료'로 위장해 미성년자 13명에게 배포한 혐의도 있다.

이후 마약 음료를 마신 피해 학생의 부모들에게 '자녀들이 마약을 복용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혐의가 추가됐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중국에 머무르며 국내외 공범들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아 주중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통해 중국 공안부와 핫라인을 가동해 이씨를 추적했다.

중국 공안이 5월24일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이씨를 검거, 지난 26일 범행 8개월 만에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7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씨가 국내 송환된 지 사흘 만에 영장을 발부했다.

28일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나' '총책에게 지시를 받은 게 있나' '마약음료를 왜 제조했나'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현재까지 마약음료 사건과 관련해 국내에서 체포된 주범들은 1심에서 모두 중형을 선고받았다. 마약음료 제조책 길모(26)씨는 지난 10월 징역 15년형, 필로폰을 제공한 공급책 박모(36)씨는 징역 10년, 보이스피싱 조직 모집책 등 2명에게는 징역 8년과 7년이 각각 선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