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지 12년이 되는 날인 27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 서울 노원구에서 국민의힘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노원구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했다.
이어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정진하겠다"며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이 전 대표는 "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오늘을 그날로 정해놓고 지난 몇 달간 많이 고민했다"며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든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겪었던 갈등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든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하며 "좋았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불편하셨던 당원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또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다"며 "오늘 내 선택은 내 개인에 대한 처우, 나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당 창당 취지에 대해 "고개를 들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봤다"며 "비상 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다.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있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의 수락연설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상대 정치세력을 악의 상징, 빌런으로 만들어 콜로세움에 세우는 검투사 정치는 월륜, 즉 보름달과 같아지게 돼 있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생산적인 정치는 월신, 초승달과 같이 차오른다"며 "보름달은 항상 지고 초승달은 항상 차오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가칭 '개혁신당' 발족 사실도 알렸다. 그는 신당 창당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해 "지금 이 시간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저희 측 관계자가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내고 있을 것"이라며 "계획대로 된다면 오늘부로 창당준비위원회는 가칭 '개혁신당'이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일반 정당 창당 과정과 마찬가지로 시도당을 결성하고 중앙당을 등록하는 절차로 이어질 계획"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고 해 허례허식 없는 형태로 시도당 대회 등을 간소화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의 '재결합'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적어도 오늘 이 자리에서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라는 것은 부정하고 시작하겠다"며 "총선 이후에도 가능성은 약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동반자인 '천아용인'(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개인의 고민으로 합류하지 못했지만 다른 분의 거취는 제 입으로 말을 못하겠지만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 신당에 함께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허 의원은 이날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로 인해 회견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탈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결심에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준석 전 대표님은 우리당에서 오랫동안 당원으로 활동해 오셨다.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뜻하는 바 이루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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