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사건으로 구속된 후 구치소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이 피의자의 억울한 점을 들어줄 자세가 전혀 없다"고 항변했다.
26일 송 전 대표는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자필 입장문에서 "오늘 오후 검찰에 출두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앞으로 기소될 때까지 더 이상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피의자를 구속해 놓고 수차례 검찰이 소환하는 것은 괴롭히기 수사이자 권한 남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범죄 혐의에 대해 소환 조사는커녕 서면 조사도 못 하고 있는 비겁한 검찰이 2년 전 전당대회 사건을 가지고 이렇게 100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별건 수사를 하는 것은 현저히 공평을 잃은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속 전 검찰 조사 당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는 윤석열 정권의 일부 정치화된 검찰이 객관 의무를 저버리고 피의자의 억울한 점을 들어줄 자세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구속 이후 지난 20일부터 변호인 접견이 필요하다거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사흘 연속 변호인 검찰의 소환에 불응한 바 있다.
네 차례 소환에 불응한 송 전 대표를 대상으로 검찰이 강제구인까지 검토했으나, 그가 이날 오후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가까스로 면했다.
현행법상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별도의 체포영장 청구 절차 없이 피의자를 조사실로 데려와 조사할 수 있다.
다만, 송 전 대표가 검찰조사에서 입을 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송 전 대표는 구속 직전 이뤄진 지난 8일 검찰 조사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한 바 있다.
검찰은 돈봉투 수수 의원 일부에 대해 이미 소환 통보를 한 상태다. 이에 송 전 대표 측은 오는 29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집회를 여는 등 검찰을 겨냥한 '여론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수수 의원들의 줄소환이 예고된 만큼, 섣불리 소환에 응했다가 검찰이 불리한 진술을 유도하거나 대질조사로 압박할 수 있으니 차라리 향후 재판에서 혐의를 다투기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송 전 대표도 자필 입장문에서 "저는 법정에서 진술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사유화된 검찰의 정치 보복 수사에 맞서 흔들리지 않고 싸워나가겠다"고 직접 밝혔다.
송 전 대표 법률대리인 선종문 변호사는 이날 검찰 소환조사가 예정된 오전 10시 직전 서울구치소에서 송 전 대표를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이 강제 구인하는 경우 중앙지검으로 입회할 계획"이라고 언론을 통해 전했다.
송 전 대표의 1차 구속 기한은 오는 27일 만료된다. 송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고도 일주일 넘게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검찰은 구속 기한을 내달 6일까지 한 차례 연장한 뒤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10일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검찰도 예정된 조사 분량 등을 고려하면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12/26/202312260009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