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포스트 김기현' 체제에 대한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동훈 비대위' 카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단일 후보로 한 장관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 당에서 새로운 얼굴을 내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한동훈 장관을 원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며 "지도부가 여러 이야기를 종합해야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국민이 원한다고 하면 따라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한 장관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 사퇴 이후 줄곧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한 장관은 높은 인지도를 갖췄을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선 참신한 인물인 만큼 국민의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에 봉착한 당의 구원 투수로 적격한 인사라는 것이다.
전날(15일) 진행된 비상의원총회에서도 '한동훈 비대위'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다수였다. 한 의총 참석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한동훈 장관을 원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한 장관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명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수장인 김성원 의원 역시 전날 의총에서 가장 먼저 발언자로 나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8일 긴급 당협위원장 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당 소속 국회의원과 전국 시·도당위원장, 당협위원장 등 200여명을 불러 의견을 수렴한 뒤 비대위원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이르면 내주초 비대위원장 인선 작업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비토 목소리도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힐 게 아니라 전면에 나서서 국민들과 마주할 수 있는 선대위원장 카드로 쓰는 게 우리 당에 더 효율적"이라며 "당 안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당 밖에서 선거판을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이 국민적 인지도가 높고 참신한 인물이기에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해 직접적으로 국민과 대면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직면할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게 되면 정부는 새로운 법무부 장관을 물색해야 하고 인사청문회도 거쳐야 한다"며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들텐데 당의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가능할까 싶다"고 했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직 제안이 올 경우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한 장관을 원하는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에서 한 장관이 이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윤석열정부 역시 이러한 기류를 인식해 내년 초 예정됐던 한 장관 '원포인트' 개각을 이르면 내주 개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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