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TBS(미디어재단 교통방송)에 제공하는 지원금이 뚝 끊길 전망이다.
서울시의회는 15일 제321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2024년도 서울시와 교육청 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
시 예산은 원래 제출한 예산안보다 174억8000만원이 증액된 45조7405억원으로 통과됐다. 2023년 본예산보다는 약 1조4000억원 줄었다. 시 교육청 예산은 총금액은 11조1605억원으로 동일하되 세부 조정이 이뤄졌다.
시 예산 중 가장 관심을 모았던 TBS 출연금은 편성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예산을 시에서 받아 온 TBS가 폐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시의회는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2024년 1월1일부로 폐지하는 조례안을 가결했다.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시가 TBS에 예산을 지원하는 근거였다.
같은 해 12월 폐지안이 공포됐지만, 시는 TBS의 혁신·독립경영을 위해 6개월 동안 일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는 지난달 6일 조례 시행을 6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시의회에 전달했다.
그러나 시의회 반응은 냉담했다. TBS는 김어준씨가 진행한 시사 프로그램 '뉴스공장' 정치 편향을 방관하며 논란을 키웠고, 반복된 지적에도 시의회를 설득할 만한 혁신안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어 발언을 희화화하는 등 편파 보도한 '김어준의 뉴스공장'(폐지)에 대해 법정 제재인 '경고'를 결정했다. 해당 방송에서 김씨는 윤 대통령의 영어 발언에 대해 "내용이 없으면 이렇게 허세를 부리게 돼 있다" 등의 막말을 하며 민원을 받았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8일 김씨는 "대선 이틀 전인데,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크게 이슈가 된 사건의 당사자가 그간 해명한 내용과 다른 게 나왔잖습니까" "지금 나와야 할 기사의 주인공은 윤석열 후보여야 하는 겁니다" 등의 발언을 통해 '대장동의 몸통이 윤석열 후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만 TBS에게도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오는 19일 상임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22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 때까지 TBS를 한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례가 만들어진다면 우선 예비비를 지급하고 추경을 통해 예산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본회의에 앞서 비공개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시는 지원 조례 폐지안 시행의 3개월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오는 19일 상임위와 22일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된다.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현재 시의회의 분위기를 봐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늘 시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다음주 상임위에서 논의할 듯 싶다"면서도 "아직까지 시의 요청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한 시의원은 "(TBS 지원 폐지 조례를 가결한 이후로) 새로 논의하고 있는 방안은 없다"며 "지금 시점에서 다수의 시의원들은 지원이 없는 쪽으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TBS 예산의 약 70%는 서울시가 지원해 왔다. 이대로 올해가 지나간다면 1990년 첫 방송을 내보낸 33년 역사의 공영방송이 정치편향·가짜뉴스 여파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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