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4일 돌연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투쟁위원장에서 물러났다. 강경파인 최 전 회장이 사퇴하면서 의대 정원 증원 반대를 외치던 투쟁 동력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일 의협은 의대 증원 저지 범의료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위원장에 최 전 회장을 임명했다. 그는 3년 전 의료계 총파업을 이끈 당사자로, 이번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서 강경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에서 최 전 회장에 대한 반발이 불거지면서 그는 불과 11일 만에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현 정부에 과하게 비판적인 최 전 회장의 정치 성향으로 인해 의료계 내부에서 대정부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계 현안과 무관하게 현 정부를 비판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다.최 전 회장도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는 일부가 '최대집을 몰아내야 한다. 정권 퇴진 운동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들은 이번 투쟁에 동참 못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과거 최 전 회장의 행적으로 인해 의료계가 내홍에 휩싸인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파업 당시, 최 전 회장은 문재인 정부와 합의를 맺고 파업 중단을 결정해 수많은 의료인의 반발을 샀다. 이때 불만을 가진 세력이 최 전 회장을 비토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의협 관계자는 "현재 총파업 투표를 하고 있고 궐기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내부 단합이 중요하다"면서 "최 전 회장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었다. 그래서 (최 전 회장이) 결단을 내려서 사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협은 총파업 투표와 17일 궐기대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석인 위원장직은 이필수 의협 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다른 의협 관계자는 "최 전 회장의 사퇴로 앞으로 의협의 방식과 경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존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 (최 전 회장의 위원장직 사퇴가) 내부적 갈등이나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보다는 화합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내년 3월 의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내홍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총파업 투표가 국민적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의협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면서 불안한 흐름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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