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가 당 대표직을 전격 사퇴하면서도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으며 울산 남구을 재도전을 시사했다.
당 내부에선 출마 자체는 개인의 판단이라는 것과 현재 당 상황에 책임을 느끼고 사퇴한 만큼 양지인 울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김기현 전 대표 측 인사는 14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울산 출마에 대해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봐주면 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라며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울산 불출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여권에선 김 전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고 내년 총선에서 울산에 재출마해 5선 고지를 밟겠다는 의지라고 보고 있다. 당 지도부, 중진, 친윤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끝내 거부한 것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던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이 지난 11일 돌연 구청장직 사퇴를 철회한 것도 김 전 대표가 울산 남구을 선거에 나서기 위한 교통정리로 해석됐다.
당 내부는 김기현 전 대표의 울산 선거 재도전 의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당 대표직 사퇴 공개서한까지 냈던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전 대표가 책임지는 것은 당 대표로서지 국회의원으로 책임지는 건 별개의 문제"라며 "이번에 (당권을) 내려놓은 것으로 응분의 책임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출마 여부까지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고 법으로 본다면 가중처벌을 꼭 받아야 한다는 것과 똑같다"고 덧붙였다.
윤희석 당 선임대변인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대표직을 벗어난 김기현 평의원 입장에서 다시 돌아봐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며 "울산에서 4선을 하고 시장까지 했기에 차기 총선에서 울산 지역구를 지키느냐 여부는 개인의 판단 영역으로, 당 대표직과 연계해 당을 위한 희생을 거기까지 얘기하기에는 인간적으로 가혹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총선 승리 전략으로의 불출마'에 대해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 당장 그 부분을 판단하기에는 조금 이른 상황이라고 본다"고 했다.
중진들은 이른바 '불출마 불똥'이 튈까 봐 김기현 전 대표 불출마에 대해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5선 정진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 불출마에 대해 "우리가 새겨야 할 키워드는 미래와 변화"라며 "미래와 변화에 대한 노력을 진정성 있게 보여줘야만 다시 우리가 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다"고만 말했다.
5선 김영선 의원도 중진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전 대표 불출마에 대해 "그 얘기는 안 했다"고 짧게 답했다.
일각에선 김 전 대표 스스로 현재 당 상황에 책임을 느끼고 있는 만큼 양지인 울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김기현 전 대표가 현 상황에서 공관위로부터 공천을 받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당 지도부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제안한 혁신안을 받지 않은 김 전 대표가 울산에 나선다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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