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생애 첫 서예전 '스며들다' 개막식이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서예전의 행사명인 '스며들다'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지었다. 재임 중 정책 성과가 종이에 먹이 스며들 듯 국민의 삶 속에 스며들어 행복을 가져오기를 바라는 희망과, 퇴임 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웃과 함께하는 삶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며들다' 서예전에는 부인 김윤욕 여사를 비롯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권성동·윤한홍·김학용·김병욱·조해진·이달곤 의원,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맹형규 이명박재단 이사장, 정운찬 전 총리, 윤상직 전 의원, 손경식 CJ그룹 대표이사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정몽규 HDC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정치권·기업·종교계·사회기관 등 각계각층에서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등 지도층 인사들이 화환과 휘장을 보내면서 서예전 행사장에 무게감을 더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서예전은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먼저 온 참석자들이 빼곡히 자리를 메우자 일부 방문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예전은 환영사를 시작으로 △주요 귀빈 소개 △시 낭송 △이명박 전 대통령 소회 발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우선 김소엽 시인(한국기독교문화예술총연합회)은 어렸을 적 시인이 꿈이었던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참석자들 앞에서 '그대는 나의 가장 소중한 별'이라는 시 낭송을 했다. 이후 김 시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산업화·정보화 중심에서 우리와 함께 역사를 써 내려간 위대한 대통령"이라며 "대통령님은 국정철학을 갖고 국민들에게 철학을 전달하고자 노력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시인은 "부디 (이 전 대통령의) 곧은 글씨처럼 우리나라도 국민들의 바로 선 정체성을 토대로 위대한 초인류 대한민국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작품을 전시해 둘러보니 너무 부족한 면이 많다"면서도 "완벽한 작품을 전시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생에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준비했다"는 소회를 전했다.
자신이 경험한 교도소를 '오지'라고 칭한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오지를 갔다 왔는데 붓을 들고 분노와 미움, 이 모든 것들을 기도하고 서예 하며 마음을 달래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서예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3만 달러 국민소득에 걸맞은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정치권에 메시지를 전한 이 전 대통령은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면 정치가 바뀌는 것을 확실히 봤는데 대한민국은 예외"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훌륭한 나라에 국민소득에 걸맞지 않은 노사문제·정치문화 등이 잘 바뀔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나라 걱정하는 마음으로 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기업인들은 다 존경할 만한 분"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 애국이 다른 것이 있겠나. 기업이 잘돼야 문화와 체육도 꽃을 피운다. 결국은 경제와 기업이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재임 당시 '광우병 사태'를 회고하고, 교도소 복역 시절 받은 고등학생의 편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행사를 마친 후, 이 전 대통령은 관계자들과 함께 전시회를 돌며 작품을 감상했다.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서예전에는 신년화두와 연설문, 자작 시문(詩文), 성경 시편 말씀 등,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10년 동안 쓴 서예작품 97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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