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영웅인가? 아니면 정복자인가? 이에 대해서는 상반되는 두 가지 견해가 있는데 헤겔(G.W.F Hegel 1770 - 1831)은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보았다.
그토록 명철하고 논리적인 헤겔이 정복자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보았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다. 더구나 나폴레옹은 자기 조국 독일(프로이센)을 유린한 적장이 아닌가?
헤겔은 1806년 자신이 살았던 예나(Jena)에 입성한 나폴레옹을 보고, 황제의 위용과 위엄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나폴레옹을 세계정신(World soul)을 실현하는 위대한 영웅으로 묘사했다. 왜 그랬을까?
헤겔은 역사에는 절대적인 법칙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자유를 향해 나가는 신의 뜻 또는 절대정신(Absolute spirit)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절대정신이 구현된 최종의 인류는 더 이상의 역사가 없고 사건만 반복되면서 역사가 종결된다고 보았다.
무신론자처럼 보이는 헤겔은 신의 절대정신을 신봉한 종교적 관념주의 철학자였던 것이다. 그런데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보는 것과 함께 신비주의적이고 관념론적인 그의 논리는 결정론 또는 전체주의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총체성(Totality)과 전체주의(Totalitarianism)의 관점에서 인류사의 행정(行程)은 결정되어 있다는 의미의 결정론적 입장을 취했다. 여기서 결정되어 있다는 것은 무한한(Infinite) 신의 뜻에 의하여 절대정신이 구현된다는 의미다. 이때의 결정론은 기독교적 예정설과는 다른, 고도의 보편적 이성의 발현으로 보아야 한다.
아울러 헤겔은 절대정신이 현실 속에서 구현되는 것을 보편의 역사라고 했다. 이런 역사주의(Historicism)적 관점에 의하면 모든 것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 정반합으로 알려져 있는 변증법적 사유(Speculation)를 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역사는 철학이며 세상은 과학이고 역사의 행정은 변증유물론이 반복되는 내적 모순의 해결과정이기 때문이다. 그 모순이 해결된 최후의 지점은 변증적 과정이 끝나는 곳이며, 더 이상의 역사는 없고 사건만 있는 절대이성의 궁극이다. 이처럼 헤겔은 인류 보편의 역사가 있다고 믿었고, 그것이 바로 절대정신 또는 절대이성이며, 그것이 바로 신의 뜻이 이루어지는 증거로 보았던 것이다.
헤겔에게 나폴레옹은 단순한 정복자나 용감한 군인이 아니라 프랑스 혁명의 정신을 전파하는 해방자였고 신의 뜻을 실현하는 영웅이었다. 베토벤 역시 3번 교향곡 <영웅(Eroica)>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 할 정도로 나폴레옹은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영웅으로 비쳤다. 당시 유럽은 중세의 봉건왕정 체제였으므로 부르주아 즉, 자유시민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적 모순을 변증법적으로 극복한 프랑스는 그 이념을 전파시켰는데 나폴레옹 역시 그런 자유 평등 박애의 부르주아적 가치 또는 근대정신으로 인간을 해방하는 사도(師徒)의 역할을 겸했다.
헤겔의 눈에 그런 나폴레옹은 자유시민을 통하여 보편의 역사를 구현하면서 인류 최종의 종착점인 인간해방을 향해 가는 절대정신의 화신(化身)이었던 것이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으로 인간과 역사를 통찰한 청년 시절의 헤겔은 황제 나폴레옹에게서 자유를 구현하는 절대정신을 보았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헤겔에게 나폴레옹은 역사의 행정을 주도하면서 절대정신을 구현하는 영웅인 것이다.
한국에서 절대정신, 정(테제)과 반(안티테제)을 뛰어넘어 합을 이룬 지도자가 존재하는가
참고로 진중권은 미학과 출신으로 헤겔 변증법에 대해 설명은 잘하는 교수다.
우리나라는 이념에 있어서 정반합을 이루면서 경제가 발전해왔음
근데 지금 그게 항새키에 의해서 깨지면서 이런저런 온갖 리스크 ㅈㄴ증가하는 중
존재했었는가라고 하면 박정희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