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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기시다와 美 스탠포드 좌담회… "한미일, 원천·첨단기술 협력 강화"

뉴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미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린 한일 정상 좌담회에서 양국의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르기 전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 한미일 간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한일 정상 좌담회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사회를 맡았다. 한일 양국 정상이 제3국에서 공동으로 행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행사는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 월터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후보연구소 등 스탠포드 대학 3개 연구소가 공동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인 한일 양국 정상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과 스탠포드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에는 실리콘 밸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레드릭 터먼 교수를 기념하는 터먼 홀이 있다. 19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은 공학 인재 양성을 위해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스탠포드 공대 터먼 교수가 한국을 방문해 카이스트 설립에 필요한 기초 조사를 벌여 카이스트의 발전상을 제안한 '터먼 보고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1971년 오늘날 카이스트의 전신인 한국과학원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입국 정책을 펼쳐 오늘날 이런 자유와 번영의 국가를 만들게 됐다"며 "스탠포드 대학의 모토와 같이 자유의 바람이 먼 나라 한국까지 불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이 핵심 신흥 기술 및 공급망 협력을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체'를 지향해 나가기로 한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의 실현을 위한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연대 전략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간 원천 분야, 첨단 분야, 기술의 협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AI를 비롯한 디지털과 양자 과학기술, 6G 등 원천 기술 등은 모든 산업과 사회 시스템 혁신을 촉발해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게임 체인저이고,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기술 산업을 고도화해 우리에게 많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가져다 줄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글로벌 공동연구 지원 예산을 내년도에 대폭 확대하고 예산을 유연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하여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기술 협력에 언제든 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며 "한미일 3국이 원천 첨단기술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하기 위한 논의를 즉각 실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미일 3국은 AI와 디지털이 인간의 자유와 후생을 확대하고 증진시키는 데 활용돼야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인간의 후생이 특정인에게 독점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AI와 디지털 거버넌스 정립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가 우리 삶의 편익을 증진함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거나 또 심각한 디지털의 격차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지는 않을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면서 "한미일 3국이 힘을 합쳐 이러한(보편적 규범 정립) 국제 논의를 주도해 나갈 때,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디지털 거버넌스를 제대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디지털의 보급과 활용이 미흡한 국가에게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지원을 해줘서 국가 간의 공정한 디지털 접근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일 3국은 이러한 격차 해소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탄소저감과 청정에너지 분야에서의 3국 간 공조 강화와 공동 리더십 발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차세대 소형 모듈 원전 개발을 위한 한미, 미일 기업 간의 협력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이라며 "수소 분야에서도 국제 수소연료전지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한미일 3국 간의 정책 공조가 강화되고 있다. 기술 개발, 제도, 인프라 등 다방면에서 3국 간 청정에너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 3국은 하나가 될 때 더욱 강력하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우리 3국이 확고한 연대와 의지로 열어갈 새 시대에 여러분은 그 결실을 무리며 마음껏 도전하고 성장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도 한미일 3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경제 안보와 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한 약속을 바탕으로 반도체, AI, 청정에너지 및 양자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진 콘돌리자 라이스 현 후버연구소장과의 대담에서 양 정상은 탄소중립과 청정에너지, 양자 기술,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양 정상은 또 스탠포드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 및 양자 기술 육성·활용 등에 있어 한미일 3국이 국제 협력을 선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학생 및 연구자 간 교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스탠포드대에서 현지 활동 중인 양국 스타트업 대표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국경 없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혁신의 주역인 양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혁신에는 국경이 없다"며 "국적이 어디에 있든 또 스타트업이 어느 위치에 있든 혁신을 꿈꾸는 인재들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양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우수한 만큼 양국의 연대와 협력이 확대되면 훌륭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국 정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의 교류와 협력을 지원하여 우리 미래세대의 도전과 혁신을 함께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개최된 이번 한일 정상 좌담회는 양 정상이 미국이 미래세대와 첨단 산업과 혁신 기술에 대해 소통함으로써 한미일 3국이 미래 성장동력인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전날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한일 정상 좌담회에 대해 "한일 양국 정상의 두터운 우애를 더욱 돈독히 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인 첨단과학 기술 분야에서 한미, 한일, 그리고 한미일 협력의 모멘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스탠포드 대학 방문 일정을 끝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18일 저녁 서울에 도착해 이튿날 민생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오는 20일 영국 국빈방문을 위해 다시 출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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