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업자들로부터 받은 현금 일부를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 당시 변호사들에게 건넨 돈 봉투에 사용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는 16일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 재판에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증인으로 불렀다.
이날 재판에서는 박 전 특검이 2015년 변협 회장 선거자금 명목으로 남 변호사 등에게 현금 3억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 검찰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김만배씨, 정영학 회계사와 2014년 박 전 특검에게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부탁했고, 이 대가로 변협회장 선거자금 3억원을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금 3억원 중 5000만원은 종이 쇼핑백에 담아 양 전 특검보에게 전달했다며, 박영수 선거캠프 워크숍 관련 비용이었다고 말했다. 지급할 현금 일부가 변호사 격려금으로 사용될 것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남 변호사의 설명이다.
당시 박영수 캠프 워크숍은 2014년 11월7~8일 경기도 양평 소재 A리조트에서 변호사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한다.
검찰은 "워크숍 이후 참석했던 변호사들에 돈 봉투를 전달받았다는 얘기도 직접 들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남 변호사는 "캠프 사람들끼리 매일 모여서 선거운동하고 그런 얘기 많이 한다. 서로 그런 얘기도 모를 일은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굳이 워크숍 당일 리조트에서 현금을 건넨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남 변호사는 "당시 리조트가 북적대는 시설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곳 주차장이 굉장히 어두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돈을 드리는데 밝은 곳에서 드리기 좀 그랬다. 그래서 어두운 주차장 부근에서 제가 전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후 남은 워크숍 일정을 뒤로하고 먼저 귀가했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박 전 특검에게 대장동 사업과 관련,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를 부탁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가 우리은행과 같은 4대 시중은행의 고위직과 원활히 협업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거나 실제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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