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지도부를 향한 '험지출마론'이 다시 제기됐다. 총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가 험지에 나서야 한다는 역할론에 대해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험지 출마가 이 대표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계양 총선, 당 대표 선거, 지난번 사법리스크에 따른 방탄국회 과정에서 한 번도 이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비호감도가 높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이번 지도부의 험지 출마에 대해서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 장수가 앞장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국민들과 당원들이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나설 험지로 각각 성남, 대구, 안동을 꼽았다. "당 지도부가 솔선수범해야만 따를 수 있다"고 전제한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이렇게 결심하면 친명계도 결심할 것이고, 비명계도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대표가 결심하는 것 자체가 총선 승리의 최대전략"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지난 7일에도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간곡히 호소한다. '친명 안방, 비명 험지'로 방향을 잡았다가는 총선에서 100석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며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험지출마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가 '정치적 기득권자'인 만큼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험지로 나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명계 의원들의 반발로 당무 복귀 후 통합을 강조했던 이 대표의 일성이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가 고향인 경북 안동을 비롯한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 한 명"이라면서 "3선 의원 험지 출마론이 나오는 것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솔선을 보여라 이런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친명계 지도부는 이 대표를 '0.5선'이라 칭하며 정치적 기득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 만큼, 이 대표의 험지 출마로 지도부 공백 상황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의원이 제기한 험지출마론에 대해 "이원욱 의원도 3선 중진 아닌가. 우리 (이재명) 대표는 보궐로 들어와서 1년 조금 넘었는데, 0.5선에게 기득권이라고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기득권은 권한을 많이 갖고 공동체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분들을 이야기를 하는데, 이재명 대표가 기득권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동의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이 매우 절실한데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될 당대표가 고향 안동, 험지에 가서 자기 선거만 하라는 것이냐"며 "저는 좀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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