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례 청년 50% 공천' 혁신안 수용 요구에도… 김기현 "공관위로 넘겨야" 반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청년 비례대표 50% 혁신안'에 김기현 대표가 "당장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일부 최고위원들이 나서 해당 안건을 받아 들여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김기현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에 넘겨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3호 혁신안에 대해 보고했다. 혁신위는 지난 9일 '미래'를 키워드로 청년·여성에 방점을 찍은 3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3호 혁신안에는 청년 정치인 발굴을 위해 △비례대표 당선권 50% 청년 의무화 △당선 우세지역에 청년 우선 배정 △전 정부 기구 및 지자체의 모든 위원회에 청년위원의 일정 비율 참여 의무화 등 내용이 담겼다.

2차 혁신안도 의결하지 못했던 지도부는 3차 혁신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라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권고에 대해 지도부부터 별달리 반응하지 않으며 '전권 부여' 말 바꾸기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한 최고위원이 "비례대표 당선권 순번 청년 50% 공천안을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내지도부도 "그 안이라도 받자"고 호응했다고 한다. 지도부 일부도 "혁신안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기현 대표는 "지금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나중에 더불어민주당 패(전략)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혁신안을) 공천관리위원회로 잘 넘기자"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혁신위가 지도부에 제안한 혁신안을 직접 논의하기보다는 공관위와 같은 전담 기구에 넘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들과 잘 협의해서 총선을 준비하고, 당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다"며 "우리 당 혁신위도 그 공식기구중 하나다. 혁신위가 제안한 여러 발전적인 제안에 대해선 존중하고 그것이 공식기구를 통해 잘 논의되도록 절차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특히 오늘 있었던 건(혁신안)들은 공관위 사항"이라며 "(혁신위) 취지를 존중하고 현실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가다듬어 공관위에 넘 길 것까지 얘기됐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무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지도부에서 현역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고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설명했다. 당무 감사 결과는 공관위에 밀봉돼 전달되기 때문에 지도부가 먼저 결과를 받아서 공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