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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들 구스비 "어머니 나라 한국서 첫 공연, 흥분되고 각별해"

뉴데일리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서 연주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진진해요. 절반의 한국인으로서 어머니의 나라를 처음 방문하게 돼 흥분되고, 저를 존재하게 해준 나라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합니다.

한국계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27)가 20일 광주 아시아문화의전당, 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그는 첫 내한공연을 앞둔 19일 리움미술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머니와 가족이 없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저에게 헌신한 시간과 돈, 희생에 대해 늘 감사하고 가치 있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스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랠프와 재일교포 3세 어머니 지지 구스비와 사이에서 2남 1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9세의 나이로 잭슨빌 심포니와 데뷔했고, 2010년 14살에 미국 스핑크스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020년 10월에는 데카(Decca) 음반사와 전속계약도 맺었다.

7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구스비는 어머니를 영감의 원천이자 커다란 원동력으로 꼽는다. "어머니는 연습시간이 되면 항상 방에 들어와 타이머로 시간을 재며 하루 3차례 1시간씩 연습하게 하고 밖으로 못 나가게 하셨다. 연습이 끝나면 농구와 비디오 게임, 만화를 즐길 수 있는 자율권을 주셨다."

구스비는 20세기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이차크 펄만(78)에게 인정받아 줄리아드 음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았으며, 현재 펄만의 지도를 받고 있다. 그는 2011년 펄만이 주최한 여름 음악학교에 참여하면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펄만에게 음악적으로 처음 경험하는 교육을 받았고, 음악 외적으로도 영감을 받았다. 어느 날 펄만이 저에게 '네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대답하지 못했다. 펄만은 '기교는 무의미하다, 음악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먼저 깨달은 후에 기교를 갈고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조언을 잊을 수 없다."

2021년 6월 발매된 그의 데뷔 음반인 '루츠(Roots·뿌리)'는 윌리엄 그랜트 스틸(1985~1978),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1875~1912) 등 인종차별을 딛고 성공한 흑인 작곡가들의 작품을 실었다. 올해 두 번째 음반에서도 아프리카계 여성 작곡가 플로렌스 프라이스(1887~1953)의 협주곡을 담았다.

구스비는 이번 독주회에서 윌리엄 그랜트 스틸의 바이올린 모음곡을 연주하며 음악적의 뿌리를 찾는다. 또 릴리 불랑제 '두 개의 소품',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를 들려준다. 줄리어드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주왕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아프리카계 작곡가들을 조명한 이유에 대해 "중요한 제 사명"이라며 "단순히 연주를 위한 곡이 아니라 의미있고 제 삶과 연관성이 있는 곡을 찾아 연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유명한 곡들과 달리 자필 악보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소실되거나 찢겨져 있어 악보를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정해진 해석이 없으니 오히려 음악가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어서 신났다"고 덧붙였다.

구스비는 삼성문화재단(이사장 김황식)의 악기 후원 프로그램 '2023 삼성 뮤직 펠로우십'에 선정돼 1708년산(産)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지난 1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골프가 취미인 그는 좋아하는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의 이름을 따 '타이거'란 애칭을 붙였다.

"2집 앨범까지 과르니에리 델 제수로 연주해 녹음했다. 대여받은 악기는 스트라디바리우스 전성기 시대에 만들어진 명기 중 하나다. 과르니에리 델 제수가 어두운 소리를 냈다면 이 악기는 밝으면서도 풍성하고 초콜릿 같은 다크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6/19/20230619001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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