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건보공단·캐피털업체 압색… 곽상도 父子 '경제공동체' 입증되나

곽상도 전 의원의 대장동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사용한 리스 차량 업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압수수색하는 등 두 사람의 경제공동체 관계 입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15일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사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해 곽씨가 받은 요양급여 내역 등이 곽 전 의원과 연관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같은 날 대장동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와 법인 명의 리스 차량 계약을 맺은 캐피털 업체 등 2곳에도 수사팀을 보내 차량 렌트·리스 내역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이 캐피탈 업체를 통해 당시 대리로 일하던 곽씨에게 렌탈·리스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곽 전 의원의 인식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무산 위기를 막아준 대가로, 아들 퇴직금·질병 위로금 명목으로 김만배씨로부터 세전 50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대장동 사업 공모 당시 참여를 희망한 곳은 성남의뜰 컨소시엄, 산업은행 컨소시엄, 메리츠증권 컨소시엄 등 세 곳이었다. 성남의뜰은 화천대유·하나은행과 손을 잡았고, 산업은행 컨소시엄에는 호반건설이 참여했다.

호반건설은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 측에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이탈해 산업은행 컨소시엄으로 넘어올 것을 요구했다. 이 소식을 들은 김만배씨가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대학 동기인 곽 전 의원에게 이를 막아달라고 부탁했고, 곽 전 의원이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지난 2월8일 특경법상 알선수재,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받는 곽 전 의원에 대해 "김만배가 곽병채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한 돈이나 이익이 공소사실 기재 알선과 관련이 있다거나 그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곽 전 의원과 곽씨가 경제적 공동체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에 선고 다음날인 2월9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직접 송경호 중앙지검장으로부터 1심 판결 분석 및 향후 계획 등에 관한 대면보고를 받고 엄정대응을 당부했다. 검찰은 인력 보강 등을 거쳐 같은달 1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은 지난달에도 김정태 전 회장의 자택, 호반건설, 하나금융지주·은행 등을 차례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뇌물 혐의 외에도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추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곽 전 의원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