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폭로에 김기현 “당 대표 선거 도움 요청은 사실” 시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우 성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있음이 드러났다. 그간 유착 의혹이 있었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전 목사의 폭로를 김 대표가 시인함으로써 파장이 예상된다.

주간조선은 21일 김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했다는 전 목사의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다. 전 목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대표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1차에서 과반 통과해야 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 원래 우리(자유통일당) 당원이었다가 저쪽(국민의힘)으로 들어간 당원들에게 암암리에 전달했다”면서 “우리가 1차에서 도와 과반 넘은 것이지 광화문이 안 도왔으면 절대로 1차에서 못 이겼다”고 폭로했다.

그간 전 목사가 자신의 영향력에 있는 국민의힘 당원을 동원해 김 대표를 지원했다는 의혹은 정치권에 널리 퍼져 있었다. 김 대표가 과거 전 목사를 성경에 나오는 기독교 선지자에 비유해 발언한 사실과 함께 두 사람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전 목사의 폭로에 파장이 일자 김 대표는 설명자료를 내고 “입후보한 후보자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전 목사가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시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왔고, 즉시 그러한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후 전 목사가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결국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던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전 목사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간 전 목사 관련 논란이 증폭되고 이와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하면서도, 자신이 도움을 요청한 사실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전 목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김재원 최고위원도 자신이 지원했음을 공개했다. 전 목사는 “김재원이 4등이어서 불안하다고 나를 찾아왔다”면서 “‘어떻게 도와줄까’ 했더니 광화문 3·1절 집회에서 연설시켜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자신이 김 최고위원을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하게 해줬고 그 영향으로 최고위원 선거에서 1등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화문이 이렇게 힘이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자신이 국민의힘 지도부 선거에 적극 개입해 결과를 좌지우지했다는 주장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주간조선 인터뷰 기사가 알려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화를 통해 지원을 요청했다는 말이 거짓이라면 전 목사는 국민의힘에서 손을 떼라”며 “반대로 도움을 요청한 게 사실이라면 이제 일말의 기대치도 없으니 저분을 상임고문으로 모시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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