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윤동주 수업에 "반일 가스라이팅"…학부모가 항의

유관순·윤동주 수업에 "반일 가스라이팅"…학부모가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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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갈무리

학생들에게 시인 윤동주 시와 유관순 열사 이야기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반일 가스라이팅'이라는 민원을 받았다는 한 교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교사 A씨는 SNS(소셜미디어)에 "학부모로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일 교육 가스라이팅을 한다는 민원을 받았다"며 "교감 선생님 말씀으론 학급 교체와 상급 기관 항의하려다 우선 학교에 민원을 넣는 것이라며 직접 학교를 찾아왔다고 한다"고 적었다.그러면서 "교과서에 나오는 유관순 이야기와 윤동주 시를 공부했는데 이런 항의를 받다니"라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이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이야기하고 독도 영유권 문제를 이야기한 것이 어째서 반일 교육인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이어 A씨는 지난 3일 추가 글을 올려 이후 상황을 알렸다. 그는 "반일 교육 가스라이팅 민원의 주인공을 만났다. 혹시나 해서 음성 녹음했다"며 "대화하면서도 벽에 막힌 느낌이었는데 녹취록을 작성하면서 들어보니 더 기가 찬다"며 일부 내용을 적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100년 전의 분노를 가르치는 것은 명백한 가스라이팅이자 정서적 학대다", "황해라는 명칭을 쓰려면 동해는 일본해라고 써야 한다", "위안부라고 주장하는 할머니들은 위안부가 아니라 정신근로대다", "안중근은 동학 운동했던 농민들을 아버지와 함께 토벌한 범죄자다", "5·18은 북한이 지령을 내려 일으킨 일이다" 등 주장을 펼쳤다.

이후 해당 학부모는 A씨가 SNS에 쓴 글을 갈무리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는 "교과서 내용대로 가르치겠다는 교사에게 본인의 잘못된 역사관을 강요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다고 민원으로 공격하는 분에게 굴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학부모 측을 비판했다. 이들은 "반일 가스라이팅이라니, 처음 듣는 단어의 조합이다. 반일도 아니고 가스라이팅도 아닌데", "왜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 가르치고도 터무니없는 항의를 받아야 하나"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