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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주변 인물 5명 사망에, 윤영찬 “도의적 책임 져야…그게 인간이고 사람”

나가 정치위원

윤영찬 “李 대표가 책임 져야…십년 넘게 자신을 위해 일했던 사람”
“李 대표와 관련한 일로 수사 받은 상황서 스스로 목숨 끊어 고인이 되신 분이 네 분”
“네 분 모두 李를 충직하게 모셨던 사람들…누군가의 사랑하는 아버지고 남편이며 동료”
“목숨 버리고, 삶의 이유인 가족을 떠나야 할 만큼, 고통에 빠뜨렸던 원인이 대체 뭘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민주당 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비공개 모임을 갖고 이 대표의 사퇴를 거론하는 등 물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말한 대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면 속히 밝혀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재명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 십년 넘게 자신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다.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윤영찬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지역 성남에서 전형수님을 오래 알던 이들은 '인품이 훌륭했던 진짜 공무원'으로 기억한다. 생전에 그 분을 직접 알지 못했지만, 미담으로 회고하는 많은 분들의 말씀을 전해 들으며 저 역시 깊은 슬픔을 느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이 대표와 관련한 일로 수사를 받거나 고발인이 된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고인이 되신 분이 네 분"이라며 "네 분 모두 이 대표를 충직하게 모셨던 사람들이다. 누군가의 사랑하는 아버지고 남편이며 동료였던 이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버리고, 삶의 이유인 가족을 떠나야 할 만큼, 그 분들을 고통에 빠뜨렸던 원인이 대체 무엇이었을까"라고 강한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면서 "한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과 연관된 이들의 계속된 죽음. 이런 일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충격적인 일이며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비극"이라면서 "우리 지역, 성남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속된 비극이라 더더욱 마음 아프고 분노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윤 의원은 "삼가 두 손 모아, 전형수 전 비서실장님의 명복을 빈다"며 "남겨진 유가족분들께 위로와 치유가 함께 하기를 빈다"고 글을 끝맺었다.

반면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 "고(故) 전형수 실장님의 명복을 빈다. 참 좋은 분이셨다. 우리 모두 성찰해야 한다"며 "얼마나 억울하고 힘드셨나. 이제 영원한 안식이 있기를 기도한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지난 10일 비공개 모임을 갖고 이 대표 책임론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내년 총선이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고, 다른 참석자는 "이 대표 주변에서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는데 참담함을 느낀다. 본격적으로 고민을 해봐야 겠다"고 말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표의 사퇴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다"며 "검찰 수사가 정말 부당하다면 측근들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대표직을 내려놓고 떳떳하게 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자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여당은 이제 새 지도부를 구성했는데 우리는 이 대표가 취임한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방탄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이 대표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9일 전 전 비서실장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현장에서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전 전 실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전 실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비서실장, 행정기획국장, 행정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이후에도 비서실장, 경기주택도시공사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정치권 및 경찰 등에 따르면, 전 전 실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청구서에 '전 전 실장이 이 대표를 대신해 네이버가 성남시 부지를 매입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성남FC 후원금 50억원을 달라는 취지의 내용을 재차 전달했다"며 전 전 실장을 이 대표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전 전 실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전 전 실장은 유서에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이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 등의 내용을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와 국민을 책임지겠느냐"라며 "(이 대표는) 죄가 없다면 대표직을 내려놓고 '다 내가 계획하고 내가 지시한 일이다. 내가 책임진다' 말씀하시고 죄가 없음을 밝히시면 된다. 그것이 당대표다운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관련 인물 중에 숨진 사례는 전씨를 포함해 지금까지 5명에 이른다.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21년 12월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그 직후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자였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이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모씨도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끝으로 지난해 7월에는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배모씨의 지인인 40대 남성도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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