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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팜유·감자전분 등 전량 수입 의존
삼양식품 등 업계 ‘빅 4’ 줄줄이 인상 행렬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업체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가운데 라면에 사용되는 원료 중 국내산의 비중은 전체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나 팜유, 감자전분 등 주요 원료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따라 추가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라면에 쓰이는 소맥분(밀가루)과 팜유, 감자전분 등 원료들은 대부분 수입산으로 나타났다.
밀가루의 경우 국내 수입량은 지난 2017년 239만t에서 지난해 250만t으로 약 4.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액은 같은 기간 5억9653만 달러에서 8억32만 달러로 34.2%나 급증했다. 전체 수입 밀가루의 48.9%는 미국에서, 42.2%는 호주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을 튀기는 데 쓰는 팜유 역시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국가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팜유 수입량은 약 27만t으로 지난 2017년 대비 8.2% 감소했지만, 팜유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액은 같은 기간 46.5% 증가했다. 감자전분 역시 같은 기간 수입액이 17.8% 증가했다. 감자전분은 독일과 폴란드, 덴마크 등 3개 국가로부터 수입량이 전체 97.7%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급등과 고(高)환율이 겹치면서 라면 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계속 커지고 있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 21일 다음 달 7일부터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밝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 여러 식품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밀가루·팜유 등 주요 수입 원자재 뿐 아니라 물류비·유틸리티 등 생산 비용 급증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지만 그동안 수출 확대를 통해 이를 감내해왔다”며 “하지만 국내 사업의 적자 규모가 누적되고 하반기 상황이 더 악화하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농심이 지난달 15일 라면 출고가격을 평균 11%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팔도, 오뚜기 등 다른 업체들도 제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연말 밀가루나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여전히 전쟁 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수입 원료 사용이 불가피한 라면의 경우 원료 수급처를 다각화하고, 장기적으로 국내산 원료 활용 확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산 재료로 라면 만들려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국산 재료를 사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