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기현, 20년 ‘정치 케미’ 주목

제1대 자유한국당 대표에 이어 2차례 대권도전을 한 바 있는 홍 시장과 김 전 원내대표는 정치적·인간적으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악역도 마다 않고 배신도 안 하고 강력한 리더쉽도 있는 제대로 된 당 대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 이미지 정치인은 더 이상 나오지 마라. 소신 없는 수양버들은 가라”고 일갈했다.

이를 두고 차기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당권 주자 일부를 싸잡아 비판한 언급이라는 해석이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홍 시장은 나아가 “연단에 레드카펫을 깔고 아카데미 시상식하듯 등장해 쇼를 할 때 그곳은 이미 야당 투쟁 장소가 아니었다. 절박함도 없었고 애절함도 없이 오로지 이미지 정치에만 치중한 결과 그때 우리는 총선 참패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 시장은 “더 이상 이미지 정치에 매몰된 사람이 당을 맡아서는 곤란하다. 바람 앞에 수양버들 같은 흐물거리는 리더쉽으로 어떻게 독하디독한 이재명 야당을 돌파하려 하는가”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홍 시장의 이러한 언급을 두고 여권 일각에선 “홍 시장의 언급을 하나 하나 뜯어보게 되면 속내는 유력 당권주자들의 기를 꺾으면서도 ‘김기현’을 차기 당 대표로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정치권의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날 “홍 시장과 김기현 의원의 ‘정치적 케미’는 20년정도 오래됐다”면서 “홍 시장이 당대표 시절 김 의원이 대변인을 맡아 정치적 ‘궁합’이 매우 좋았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호형호제’ 할 정도”라고 했다.

이러한 관계를 볼때 보수정서가 상대적으로 두터운 TK지역 현직 시장에다 20·30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 시장이 김 의원을 우회로 지지를 보낼 경우 차기 당권가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