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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담] 삼한통일의 비결, 육화진법(六花陣法)

오주한

말 그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의 담론

정체성‧융통성 모두 발휘하는 보수 되길

 

누구나 알다시피 나당전쟁(羅唐戰爭‧기간 서기 670~676)은 삼한(三韓)통일의 분수령이 된 전쟁이다. 서역까지 정복한 거대한 당(唐)제국에 맞서 신라(新羅)가 당당히 승리를 쟁취하고 강산을 수호했기에 21세기 오늘날의 우리 한민족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화의 배경에는 비록 적의 것이라 해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 보다 발전시킨 유연성‧융통성이 있었다. 육화진법(六花陣法‧육진병법)이 대표적이다.

 

육화진법은 제갈량(諸葛亮)의 팔진도(八陣圖)를 기반으로 해서 당나라 장수 이정(李靖)이 만든 진형(陣形)이다. 여섯 개의 부대가 지휘본부를 둘러싼 모습이 마치 꽃이 활짝 핀 것 같다 해서 육화진법으로 불린다. 2000년부터 KBS 역사스페셜 팀이 펴낸 ‘역사스페셜(효형출판)’ 시리즈에 의하면 육화진법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가동된 것으로 추측된다.

 

선두에는 1천보를 날아갈 정도로 강해 당나라도 탐낸 강노(強弩)로 무장한 궁수(弓手)들이 선다. 그 뒤에는 길이 4~5m의 장창(長槍)을 든 창수(槍手)들이 대기한다. 뒷 열에는 도끼‧칼을 쥔 도부수(刀斧手)들이 위치한다.

 

교전이 벌어지면 궁수들이 화살비를 쏟아낸다. 적 기병이 몰려오면 궁수는 뒤로 빠지고 장창병이 빽빽한 창대의 숲을 이뤄 돌격을 막아낸다. 창 뿌리를 땅에 박고서 날은 군마(軍馬) 쪽으로 향하게 한 뒤 단단히 붙잡아 돌진에 따른 충격력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낙마(落馬)한 적 기병은 도부수들이 처리한다. 도주하는 적군은 신라철기(鐵騎)가 추격해 섬멸한다.

 

당나라 주력은 이근행(李謹行)의 말갈군(靺鞨軍) 등 기병이었다. “기사(騎士) 하나는 보병 여덟 명을 당해낸다”는 육도삼략(六韜三略) 구절처럼 내달리는 인마일체(人馬一體)의 위력은 엄청나다. 따라서 보병 위주였던 신라는 적의 대(對)기병 전술을 적극 도입하고 나아가 발전시켜 675년 매소성전투(買肖城戰鬪)에서 20만 당군(唐軍)을 격멸한 것이었다. 해당 전투는 신라가 나당전쟁 승기를 잡게 된 결정적 전투였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본기(新羅本紀)에는 문무왕(文武王)이 육화진법을 조련 중인 병사들을 사열했다는 내용이 실제로 확인된다. “영묘사(靈廟寺) 앞길에 가서 군사를 사열하고 아찬(阿湌) 설수진(薛秀眞)의 육진병법(六陣兵法)을 보았다”는 게 그것이다. 자기 기술로 자기들이 제압당한 꼴이 된, 죽 쒀서 남 준 꼴이 된 당나라의 굴욕감이 얼마나 컸을지는 안 봐도 훤하다.

 

필자는 개담에서 ‘기본 정체성은 지키면서 융통성을 발휘해 진심어린 국민지지를 받는 보수’를 종종 말해왔다. 예를 들자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료보험, 이승만 전 대통령의 토지개혁 등 말이다. 폭력‧떼쓰기나 속칭 돈x랄‧수저론에 의한 벼락출세가 아닌 철저히 입증된 능력에 의한 계층 간 사다리 이동이 공정히 보장되는 세상 또한 필자의 평소 신념이다.

 

정치권 잠룡(潛龍)으로부터 금일(11일) ‘진영논리만 득세하는 좌우논쟁보다 배분적정의(配分的正義)를 기초로 해서 국익(國益)우선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게 옳지 않나’ 취지의 일성(一聲)이 나왔다. 보수정당 최고참인 해당 인사는 필자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그 같은 신념을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가 인사의 뜻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새삼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반드시 올바른 세상, 모두가 웃는 세상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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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前 여의도연구원 미디어소위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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