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시황뉴스를 인터넷에 올리다 "이스라엘이 미국을 공격했다"는 전대미문의 오보를 낸 MBC가 재발 방지 차원에서 증권시황뉴스를 텍스트 없이 '동영상'만 올리는 것으로 정책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MBC는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모 증권사의 시황뉴스를 전하면서 어이없게도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공격했다"고 보도하는 초유의 실수를 저질렀다.
본문은 물론 제목까지 <코스피, 이스라엘 미국 본토 공격에 2% 넘게 하락>이라고 밝히며 '이스라엘이 미국 본토를 공격했다'고 거듭 강조한 MBC발(發) 증권뉴스에 온라인은 난리가 났고, MBC의 황당한 오보를 비웃는 조롱성 댓글들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MBC는 19일 오후 1시 47분경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고 제목과 본문을 수정했으나, 이에 대한 사과문은 이틀 후인 21일 기사 본문 하단에 올렸다.
22일 MBC노동조합(3노조, 비대위원장 오정환)에 따르면 MBC 보도본부 디지털뉴스룸은 인터넷뉴스 관리를 용역회사에 맡겨오다가 박성제 사장 부임 후 자회사인 iMBC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리포트' '날씨' '증권' 섹션별로 방송뉴스를 '인터넷 기사화'하는 일을 맡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전대미문의 오보 사고는 증권뉴스의 방송음성을 문자로 전환시키는 프로그램의 오류로 '이스라엘이 미국 본토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는 문장이 생성된 것을 iMBC로부터 파견나온 직원이 그대로 인터넷뉴스로 전환·출고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직원은 기자 교육을 받지 않은 파견직원인데, STT(인공지능 문자전환시스템)를 거쳐 생성된 문자를 실제 음성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팩트체크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방송사고를 냈다는 게 MBC노조의 설명이다.
iMBC 파견 직원은 일반뉴스의 경우 MBC 본사 기자가 쓴 제목과 기사를 그대로 옮겨 인터넷기사로 출고시키지만, 증권과 날씨뉴스는 STT를 이용해 활자화시키고 이러한 내용의 첫째, 둘째 줄의 키워드를 그대로 인용해 직접 제목을 뽑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사고가 터지자 MBC와 iMBC는 지난 19일 함께 대책회의를 갖고 <오늘의 날씨> <이시각 증권시황>과 같은 고정 제목과 함께, 활자화되지 않은 동영상을 그대로 iMBC 뉴스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MBC는 22일부터 <오늘의 증시>라는 제목으로 증권사가 제공하는 영상만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MBC노조는 "이번 대형 오보는 MBC 보도본부가 자신의 업무를 자회사에 맡기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발생됐다"며 "본사의 STT 시스템이 어이없는 오보를 생성했고 시스템을 신뢰한 직원이 팩트체크를 소홀히 하면서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이용자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낮추는 것이었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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