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전 막차" … 지난달 美 자동차 판매 급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자동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소비자들이 ‘막차 타기’에 나서면서 지난달 주요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 실적이 일제히 급증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포드의 3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뛰었고, 제너럴모터스(GM)도 1분기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일본 도요타와 혼다 역시 각각 7.7%, 13%씩 판매량이 늘었다.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도 3월에 각각 13% 성장세를 기록했다.

판매 급증의 배경엔 '관세 전 구매' 심리가 뚜렷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CEO는 "관세를 피하려는 고객들이 지난 주말 몰려들었다"며 "최근 들어 최고의 판매 주말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에드먼즈와 콕스 오토모티브는 관세 발표 이후 가격 인상 우려로 인해 3월 판매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JD파워의 토머스 킹 데이터·분석 부문 사장도 "3월의 판매 강세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을 피하려는 소비자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관세가 적용될 경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차에 수요가 집중됐다. 한국산 GM 쉐보레 트랙스는 전년 대비 57%나 판매가 급증했고, 현대차 투싼과 엘란트라(아반떼)도 각각 25% 이상 증가하며 동월 기준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GM 딜러 듀언 패덕은 "소비자 수요에 맞춰 본사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재고를 공급했다"고 밝혔고, 오하이오주의 자동차 딜러 레트 리커트는 "가격 인상 전에 차를 사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늦어도 5월 초부터는 엔진·변속기·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에도 관세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로 인해 일부 차량 가격이 최대 1만 달러(약 15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