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핵 협상 압박에 "간접협상엔 열려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새로운 핵 합의를 위한 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란이 미국과의 간접 협상에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간접 협상의 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슬람공화국(이란)에 대한 상대방의 접근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이 위협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유지하는 한 이란은 직접 협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고 핵 합의를 끌어내려는 목적으로 이란에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최대 압박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란은 2015년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는 대신 서방이 부과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핵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타결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다시 제재에 들어갔다.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핵 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보냈다고 7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한에서 이란에 '2개월 시한'을 제시하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명시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란의 준비 태세가 100%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누구라도 이란을 침략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그 결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앞서 21일 미국의 위협에 대해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이란을 상대로 해로운 행동을 한다면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란 측의 반응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보낸 서한은 위협의 의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이란과의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