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공세에 흔들리는 美 증시 … '닷컴버블' 재현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공세 수위를 높이자 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흔들리고 있다. 이에 월가가 25년 전 '닷컴 버블'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닷컴 버블은 인터넷 기술 기업 성장 열풍에 주가가 치솟다 한순간에 거품이 꺼진 현상을 의미한다. 상승장은 1995년부터 2000년 3월까지 이어졌다. 이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약 3배, 나스닥 100 지수는 무려 700% 이상 각각 올랐다.

2000년 3월 최고점을 찍은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이후 급락세를 나타냈고 2007년에야 회복됐다.

블룸버그는 닷컴 버블 당시 인터넷 기술의 자리를 현재는 인공지능(AI)이 대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벤처 캐피탈 코슬라 벤처스의 공동 창업자인 비노드 코슬라는 "투자자들은 두려움과 탐욕을 동시에 갖고 있다"면서 "탐욕이 생기면 무차별적으로 가치 평가를 내린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AI 열풍은 닷컴 버블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닷컴 버블은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화되기 전, 회사명에 '닷컴'만 붙이면 자금이 몰릴 정도로 광풍이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반면 현재 AI업계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닷컴 버블 당시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충분해 닷컴 버블 시기만큼 위험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