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ID/PW 찾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 회원가입 하기

'尹 탄핵 선고' 앞두고 헌재 앞 주민불안·매출감소 … "전쟁터 방불케 하는 하루하루"

뉴데일리

"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밤에도 낮에도 집회하고 떠드니 잠도 못 자고 하루하루가 고통이에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 주변에서 24시간 집회가 이어지면서 인근 주민과 상인, 외국인 관광객들이 소음과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에는 탄핵심판 각하를 외치는 시민들이 곳곳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일부는 단식 투쟁에 나섰고 철야 집회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24시간 계속되는 집회에 인근 주민들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소음과 혼잡함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헌재 근처에서 30년 넘게 정육점을 운영해 온 한 상인은 밤낮없는 소음과 매출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장사를 하기도 어렵고, 밤에도 시끄러워 잠을 잘 수도 없다"며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면 '공산당이 방해한다'는 식으로 반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원래 동네 인구가 적어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이 중요한데 교통이 마비되니 사람들이 아예 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4시 집회에 "매출 영향" … 헌재 앞 상인들 울상

직장인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헌재 인근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탄핵심판 변론이 있을 때는 경찰이 안국역 사거리를 통제해 출근길이 마비됐다"며 "지금은 통제는 없지만 여전히 출퇴근길이 복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도 선고일에는 아예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상인들도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 24시간 이어지는 집회로 유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교통 불편이 유동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거리가 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로 메워지면서 상권을 이용하는 잠재적 손님의 유동이 준 탓이다.

헌재 정문 맞은편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날씨가 풀려 평소 같으면 손님이 많아야 할 시기인데, 작년에 비해 방문객이 확연히 줄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밤이 되면 집회가 더 심해지고, 경찰버스가 가게 앞을 가로막은 지도 두 달이 넘었다"며 "매출 감소는 물론, 손님이 없어 일찍 문을 닫는 날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북촌계동길 골목형상점가에 위치한 한 카페 직원도 한숨을 내쉬었다. "집회 소음이 크게 들리는 건 아니지만, 손님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약 20~25명이 앉을 수 있는 카페 내부에는 손님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헌재 인근에서 17년간 보석상을 운영해 온 한 자영업자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가게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며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정말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인근 상인들 모두 통장 잔고만 바라보며 버티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인근 학교 학부모들 "걱정" … 11개교, 선고일 '휴교' 결정

일부 참가자들은 '빨갱이를 사형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등 격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헌법재판소 반경 200m 이내에는 재동초등학교, 덕성여자중학교, 덕성여자고등학교 등 3개 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반경 500m까지 확대하면 운현초등학교, 교동초등학교, 대동세무고등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대안학교인 오디세이학교 민들레 등 5개 학교가 더 있다.

13일 오후 헌재 앞 재동초등학교에서는 오후 1시 40분 무렵부터 자녀를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8살 자녀를 둔 30대 중반의 한 학부모는 "학교 주변에서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거나 욕설을 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많아 혼자 하교시키기가 불안하다"며 "요즘은 매일 아이를 직접 데리러 온다"고 말했다.

이날 재동초 정문 앞 도로에서는 '탄핵을 각하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는 확성기 차량이 수시로 오갔다. 학교에서 불과 100m가량 떨어진 재동초교 사거리에서는 한 집회 참가자가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재동초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학부모들이 직접 아이를 데리러 오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헌재 인근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동행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종로경찰서는 헌재 인근 학교들에 탄핵 선고 전날과 당일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단축 수업 및 재량 휴교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2일 헌재 인근 유치원 2곳(재동초 병설유치원, 운현유치원), 초등학교 3곳(재동초, 교동초, 운현초), 중학교 2곳(덕성여중, 중앙중), 고등학교 3곳(덕성여고, 중앙고, 대동세무고), 특수학교 1곳(경운학교) 등 총 11개교가 탄핵 선고 당일 휴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O CHINA' 피켓 흔드는 집회 … 외국인 관광객도 눈살

헌법재판소 인근 집회 현장에서는 'NO CHINA', '빨갱이 OUT', 'STOP THE STEAL'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곳곳에 등장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안국역과 북촌 일대를 찾은 관광객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피켓을 유심히 살펴보거나, 집회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기도 했다. 일부는 사람들이 고성을 지르거나 격양된 태도를 보이는 모습에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안국역 2번 출구에서 만난 20대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은 "왜 사람들이 무리지어 소리를 지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여행을 결정했는데, 이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가 안전한 곳이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헌재 인근 이면도로에서 만난 40대 타이완 관광객과 10대 딸 역시 당황한 기색이었다. 이들은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데, 마침 저렴한 항공권이 있어 5일간 한국 여행을 오게 됐다"면서도 "드라마 속 한국과 현실이 너무 다르다는 걸 느꼈다. 거리에 경찰이 너무 많아 결국 그곳을 떠났다"고 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13/2025031300322.html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