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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예와 부과, 일부 면제를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은 무역교역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까지 뒤흔들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이른바 'P(정치) 리스크'로 피바람이 몰아쳤다. 전날 급락한 데 이어 주요 지수선물도 낙폭을 확대하면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다우존스30 지수선물은 전거래일대비 0.65% 하락 중이며 S&P500 지수선물은 1.04%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선물은 1.50% 급락하고 있으며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선물도 0.74%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지수선물은 좀처럼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며 추가 하락 압력이 심화하고 있다. 이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들이 큰 폭으로 하락한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90.01P(-2.08%) 하락한 4만1911.7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5.64P(-2.70%) 내린 5614.56에, 나스닥 지수는 727.90P(-4.00%) 급락한 1만7468.3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나스닥은 2022년 9월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장 중 한때 5%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S&P500 역시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대비 8.7% 하락해 조정국면(전고점대비 10% 하락)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번 증시 급락은 △테슬라 -15.43% △애플 -4.85% △엔비디아 -5.07% △메타 -4.42% △마이크로소프트 -3.34% △알파벳 -4.49% 등 빅테크(대형 기술주) 종목이 주도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7740억달러(약 1129조원)가 증발했다.
관세 전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이에 금리인하 속도가 더뎌지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인터뷰에서 무덤덤한 태도를 보이면서 낙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일에는)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면서 "우리가 하는 것은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일이며 이것(성과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라고 말해 장기적인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단기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모틀리 풀 자산운용의 셸비 맥파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의 정책 목표가 고통을 일으킬 것이라고 태연한 표정으로 인정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베어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는 주가가 하락하는 것에 좀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경기침체도 감수할 용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보다 강도 높은 관세정책을 고수하면서 월가 대형은행들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확률을 속속 올리는 한편,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경우 2025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고객에 보낸 메모에서 "무역정책 관련 우리의 가정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변했고, 행정부가 관세로 인한 단기적 경제 약세에 대한 기대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성장 전망을 이처럼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애초 예상보다 공격적인 미국의 관세정책이 기업투자를 지연시키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융 여건 긴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전략가도 "최근 몇주간 미국의 경제활동지표가 약화하고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가 이미 저하된 상황에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면서 향후 기업이나 소비자 신뢰에 더 큰 타격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결국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급락하는 증시 분위기를 진화에 나섰다.
해셋 위원장은 이날 CNBC에 출연, 애틀랜타 연준이 최근 올해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5%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것에 대해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어받은 것이며 관세부과를 앞두고 발생한 일부 시기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GDP 역성장 예측은) 매우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이는 주로 대통령선거 이후 투자를 보류하는 영향에 기인한다"면서 "이러한 경향은 이번 달에 해소될 것이며 관세 불확실성은 4월에는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11/20250311002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