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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관 통한 기습공격 등 공세 확대 … 美 지원 끊긴 우크라 압박

뉴데일리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종전 및 광물협정 논의를 앞둔 가운데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 공세를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각)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에 게시한 성명에서 수자 북쪽에 있는 말라야 록냐, 러스코예 포레크노예, 코시차 등 3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쿠르스크 서쪽 수자 마을에 병력을 공급하기 위한 우크라이나군의 물류 경로를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계속해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궤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침공한 러시아 본토 지역이다. 러시아가 외국군에게 영토를 점령당한 것은 1941년 나치의 동부전선 전투 이후 처음이다.

한때 우크라이나는 1300㎢에 육박하는 쿠르스크 땅을 점령했으나, 러시아군이 북한군과 합세해 화력을 집중하면서 통제권을 일부 잃었다.

AF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쿠르스크 내 약 400㎢를 차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쿠르스크를 종전협상의 카드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쿠르스크 내 러시아군의 압박은 더욱 강해지고 우크라이나군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확인한 러시아 국방부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는 6만5580명 이상의 군인과 386대의 탱크를 잃었다.

실제로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 레베데프카 마을을 탈환했고 인근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의 노벤케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연기 나는 솥뚜껑이 사실상 닫혔다. 공세는 계속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블로거 보흐단 미로시니코우도 전날 밤 "쿠르스크 지역 상황이 대단히 어렵다"며 "병참 경로를 급히 정리하지 않으면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썼다.

미국 방송 CNN은 러시아가 쿠르스크에서 진격을 거듭하며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협상카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이날 러시아군 특수부대가 쿠르스크 지역 탈환을 위해 가스관 안을 수㎞ 걷거나 기어서 이동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친러시아 블로거 유리 포돌랴카는 러시아 특수부대가 가스관 내부를 걸어 이동했고 며칠간 관 내부에서 기다렸다가 수자 인근의 우크라이나군을 기습했다고 주장했다.

수자는 쿠르스크 서쪽 끝 도시로, 러시아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슬로바키아 등 유럽으로 보내는 수송관이 지나는 주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오랜기간 러시아 천연가스가 동유럽 및 오스트리아 등 중유럽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지하 파이프라인 매설을 상당한 수수료를 받고 허용했다.

러시아의 전면침공 전쟁이 터지자 우크라이나 경유 시작점 중 남쪽의 돈바스 연결점은 즉시 폐쇄했다. 북쪽의 수자는 올해 1월1일 폐쇄해 러시아 가스의 우크라이나 경유가 완전 중단됐다.

다른 친러시아 전쟁 블로거 투 메이저스도 수자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가스관을 통해 마을에 진입해 우크라이나군을 기습했다고 전했다.

여러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는 커다란 파이프 내부처럼 보이는 장소에서 방독면을 쓴 부대의 사진이 게시됐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가스관을 이용해 침입했으나 이를 신속히 감지해 로켓과 드론, 포탄으로 대응해 적군을 격파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자원을 분산시키고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고자 지난해 8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를 공격해 일부를 점령했으나, 러시아는 북한군까지 동원하며 대대적인 반격 중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젤렌스키와의 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이후 우크라이나에 미국 군사지원과 정보공유를 중단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중대한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의 지원 없이 전투에 임해야 하는 가운데 상황이 악화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각지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가 강화했으며 이번 주말 새 사상자는 수십명에 달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8~9일 밤사이 러시아가 드론 119대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 중 71대를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10여곳에서 격추했으며 37대는 행방이 파악되지 않았으나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6개 지역에서는 드론 피해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피해상황을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전날 새벽 하르키우州 보호두히우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7명이 사망했다고 이 지역 군 수장이 말했다.

도네츠크州 도브로필리아에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두 발이 떨어지면서 주택 8채와 쇼핑센터가 파괴됐다. 출동한 구조대도 공격받았다. 최소 1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 옛 트위터)에 "이번 주 내내 러시아는 공중 유도폭탄 1200발, 공격용 드론 870대, 미사일 80기 등 다양한 무기를 동원해 우리 국민에 수백건 공격을 가했다"고 썼다.

이어 "러시아의 모든 샤헤드 드론과 항공 폭탄에는 제재 우회로 공급된 부품이 쓰인다. 외국부품 8만2000여개가 포함됐다"며 "인명을 구할 지원, 방공 시스템, 방산 투자, 대러시아 제재 강화 등을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에는 다음주 사우디 제다에서 미국 측과 평화를 촉진하고 안보의 기초를 강화하는 회의를 열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건설적인 방안에 전념한다"고 적었다.

한편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더는 미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엑스에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밤이 또 하루 지나갔다"면서 "누군가 야만인의 요구를 들어주며 달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행위가 러시아의 공격에 빌미가 됐다고 지적한 셈이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가차 없는" 러시아의 미사일이 푸틴이 평화에는 관심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칼라스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민간인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3/10/20250310000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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