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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둘러싼 이른바 '행번방' 논란에 대해 과거부터 지속해서 음란글이 게재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경남 진주 대아고등학교 15회 동문의 증언이 나왔다. "카페에 얄궂은 글을 자꾸 올려 언짢았다"는 것이 동문의 당시 기억이다.
이는 지난 12일 '해킹'을 거론한 문 권한대행의 공식 입장 이후 촉발된 '해킹에 의한 조작설'과 전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에 여권에선 "문 권한대행이 '방관 의혹'에 대한 답은 없이 모호한 해명으로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대아고 15회 동문 A 씨는 지난 1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K가 (카페에) 얄궂은 글을 자꾸 올려서 기분이 언짢았다"고 말했다. K 씨는 문 권한대행의 동문으로 이 카페에서 문제가 된 2000여 건의 음란물 중 대다수를 올린 사람이다. K 씨는 해당 카페 글에서 스스로 '모임장'이라고 칭했다.
A 씨는 "이상하게 모자(母子)간 (성) 관계를 하는, 그런 얘기를 어디서 베꼈는지 (유머방에) 올려서 보기가 영 그랬다"며 "악의적으로 한 게 아니니까 뭐라 하기 좀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지적은 안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막 올려서 우리도 도의적으로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A 씨는 한 때 카페 활동에 참여했으나 오래 전 그만뒀다고 했다.
A 씨의 증언은 해당 음란물이 과거부터 꾸준히 게재됐음을 방증한다. 즉, 특정 시점 제3자에 의해 조작된 것이 아니라 카페 구성원인 A 씨에 의해 작성됐고 일부 카페 구성원들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15회 동문인 B 씨는 '당시 음란글이 계속 게시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른다. 너무 파지 말라"며 "K는 지금 우리 모두와 연락이 안 된다. 헌재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으니까 따로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문 권한대행은 지난 13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카페는 동창 카페로서 경찰은 이에 적극적으로 수사해 주기 바란다"며 "카페 해킹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후 일부 매체와 좌파 성향 커뮤니티에선 '해킹에 의한 조작설'에 불을 지폈다. 카페 구성원들이 장기간 활동을 하지 않아 '제3자'에 의해 해킹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문 대행이 애매한 해명으로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카페 음란물에 댓글을 남긴 것처럼 조작된 사진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것인지, 혹은 '2000여 건의 음란물'이 해킹에 의해 조작됐다는 의미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돌연 '해킹'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혼선을 줬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사태의 핵심은 '문 권한대행의 방관'이라고 짚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뉴데일리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법관이 가져야 하는 몸가짐, 마음가짐의 기본 자세가 안 된 것"이라며 "어제 해명은 정치적인 물타기다. 이 또한 대행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과 일부 언론이 '문형배 재판관이 음란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쓴 적은 없다' 반박하며 마치 '행번방' 논란 전체가 가짜뉴스라는 듯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해당 카페에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12년 동안 2000여 건의 음란물이 꾸준히 게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게시물 7700여 개 중 30% 가까이가 음란물로 채워져 사실상 '음란물 공유 카페'로 사용됐으며 그중에는 미성년자 음란물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또 "문 재판관은 논란의 동문 카페에 300회 이상 방문했고 댓글까지 남기며 2012년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며 "문 재판관은 민주당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 입장을 밝혀라.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선 "민주당은 여성,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성 착취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강조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직 당시 '성 비위는 신고만 들어와도 직위를 해제해야 한다'고 강변했다"며 "그런데 어째서인지 문 재판관 논란에는 비판은커녕 되레 문제 제기하는 국민의힘에 고발 엄포까지 놓으며 결사옹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뉴데일리는 이 카페에 2000여 건의 음란 게시글이 수년간 게재됐고 문 권한대행이 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글 중에는 '친구 누나' '여자가 그리워서' '특별한 밤' 등과 같은 제목의 음란글이 게재됐다. 더욱 큰 문제는 고등학생과의 원조 교제, 노인과 청소년의 관계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청소년 관련 음란글과 사진도 다수 게재됐다는 점이다.
문 권한대행의 동문은 이런 글에 답글 혹은 댓글을 달며 음담패설을 이어갔다. 한 게시글 당 조회수는 적게는 30회, 많게는 100회까지 육박했다. 해당 카페의 회원수가 단 77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회원수는 논란이 불거진 후 현재 1211명까지 증가한 상태다.
물론 해당글은 대부분 K 씨에 의해 작성됐지만 문 권한대행도 이를 방관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문 권한대행이 스스로 '형배는 나보다도 자주 오네'라는 J 씨의 말에 "'자주 가는 카페'로 등록이 돼 있다"고 밝혔을 뿐 아니라 여러 차례 글과 댓글을 남겨 동문과 소통할 만큼 활발히 활동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 권한대행의 도의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측근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선 눈 감으면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할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 공식 홈페이지의 '참여‧소통'란에는 대아고 카페 음란물 관련 문 대행의 해명을 촉구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약 1만 건의 글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음란수괴 문형배 판사를 탄핵하라" "문형배 판사, 음란물 카페 회원이 사실인가" "N번방 문형배 판사를 징계 및 파면하라" "문형배 음란방 수사 받아라" "행번방 문형배는 사퇴하라" 등의 글을 게재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2/14/20250214000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