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백배하라" … 김정은, 우크라 파병 북한군에 신년 메시지

"부과된 군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그날까지 모두가 건강하고 더욱 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기 바라오."

북한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신년 메시지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란 잉크의 손 글씨로 작성된 이 편지는 "해외 주권지역에서 국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용한 우리 군대 장령, 군관, 병사들! 통역원과 기타 보장성원들!"로 시작한다.

김정은은 "새해도 강고한 전투 포화로 이어가고 있는 동무들의 헌신과 노고에 무슨 말을 골라 격려하고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라며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이어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를 대표해 사랑하는 우리 인민과 조국의 장병들의 격려의 마음까지 합쳐 나라의 영웅들이고 조국 보위의 영예의 대표자인 동무들 모두에게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보내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무들! 동무들이 정말 그립소. 모두가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오기를 내가 계속 빌고 또 빌고 있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 주시오"라고 당부했다.

이 편지는 마지막에 "김정은 12.31"이라고 적힌 것으로 보아 지난해 12월 31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최근 격전을 벌여 온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WP는 이 편지에 대해 "평양에서 군인들에게 보냈거나 지휘관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소리 내어 읽고 그것을 받아적은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WP는 또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지난주 북한군 병사에게서 입수한 작은 수첩에 '조국에 대한 노래' 등 애국심을 고취하는 북한 노래 가사가 가득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군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주머니에 이런 메시지를 지니고 다닌다는 사실은 그들이 러시아군보다 이념적으로 훨씬 더 동기 부여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WP는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살상 능력 등 전투 경험을 상세히 기록한 문건들도 다수 있었다고 소개하며 "전투 경험을 상세히 기록하고 이를 활용해 신기술에 이해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방과의 향후 분쟁에 대비해 실질적 전쟁 경험을 쌓을 기회로 (우크라이나 파병을)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1만2000명, 이달 9일 기준 사상자는 40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