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버스 몰고 서부지법 尹 지지자들 항해 돌진" … '업무 방해'로 체포도

경찰이 지난 16일 밤 버스를 몰고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돌진으로 구급차 등이 서부지법 앞으로 출동했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목격자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쯤 경찰 기동대 버스 1대가 서부지법 앞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해당 버스는 지지자 인파를 뚫고 서부지법으로 진입했다가 차량을 후진해 다시 지지자들을 향해 돌진을 반복했다.

경찰 병력은 버스 진입 과정에서 지지자들을 밀어냈고 일부는 밀려나거나 넘어져 경찰에 끌려 나갔다.

이후 신고를 받은 119구급 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은 "경찰 버스가 쑥 밀고 들어와서 사람들이 놀라 피했다"며 "피하고 나서도 경찰 버스가 재차 후진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이 넘어진 여자분을 잡아채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몇 사람이 다친 것 같아 구급차가 왔는데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차를 가로막는 피해자가 부딪친 것이 아니더라도 피해자를 부딪칠 듯이 차를 조금씩 전진하는 것을 반복하는 행위도 위법한 유형력 행사에 해당한다.

이후 10시50분쯤 서부지법 직원이 정문 미닫이 철문을 닫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한 지지자가 업무방해죄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일도 발생했다.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한 50대 남성은 "법원 직원이 문을 닫으려고 하자 한 남성분이 문을 닫지 못하게 하면서 실랑이가 있었다"면서 "경찰이 업무방해죄로 체포하겠다고 경고한 뒤 경찰이 그 사람을 잡아채 법원 구역 쪽으로 데리고 들어갔다"고 했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마포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조사 중이라 지금은 만날 수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전속관할권이 있는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이 부당하다며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는 영장이 서부지법이 아닌 중앙지법에 청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도 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것은 관할 위반이며 무효에 해당한다며 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한편, 공수처는 17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체포영장 발부와 마찬가지로 서부지법에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확정적인 단계는 아닌 걸로 알지만 (서부지법에)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법원에 청구한다"고 했다.